연재 중 Life BGM 2 07화

LifeBGM | 타인의 자유를 위해

Stéphane Kerecki – Liberation Songs

by Ggockdo

당신을 자유롭습니까? 자유는 어렵습니다. 나는 자유, 평등, 박애Liberté, Égalité, Fraternité 라고 새겨진 반지를 끼고 다닙니다. 그래도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랑하며 살긴 힘듭니다. 가끔은 프랑스 금화로 만든 그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오늘 과연 내가 자유롭게 사랑했는지 곱씹습니다. 대부분은, 자괴감으로 끝납니다. 어쩌겠습니까, 세상이 이 따위인데요.



오늘날 우리는 마치 행성의 경계를 넘어선 듯, 해체되고 붕괴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통제 불능의 붕괴에 직면하여 우리는 공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의 이해를 넘어선 조작에 사용되는 기술로 인해 사람들은 스스로를 통치할 능력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는 여전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토피아, 즉 바람직한 미래를 가진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유토피아가 존재하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양극화된 세상에 살고 있었습니다.

Today, we live in a world that is unraveling, disintegrating, having just crossed planetary boundaries. We find ourselves in a state of panic in the face of an uncontrolled collapse, with technology used for manipulation, beyond our understanding, depriving peoples of the ability to govern themselves. While our generation still lived in a relatively comprehensible, bipolar world with utopias we could choose from—utopias aimed at building a society with a desirable future.


인터뷰 Franck Médioni




홍대에서 연남동으로 이어지는 뒷골목에 오래된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 벽에 누가 몇 년 전에 페인트로 글씨를 써놨습니다. "자유의지" 아무도 그 글씨를 지우지도, 건드리지도, 그렇다고 열광하지도 않습니다. 모두 조용히 그 글씨를 보고 냉소적인 눈을 가진채 갈 길을 갑니다. 그 글씨는 아직도 거기에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내 개인정보가 노출될까 조심하고 소셜 미디어가 자동으로 나를 조종하는 알고리즘의 어두운 면을 봅니다. 아, 지난주에는 해니쉬 발레단의 공연「판옵티콘」도 보고 왔습니다. 디지털 판옵티콘 속에서 실시간으로 감시와 처벌을 받고 사는 천치들끼리 어떻게 반항 한번 하시죠.


반항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침묵Silence. 나는 케레키의 인터뷰를 읽으며 잠시 커다란 울음 덩어리를 속으로 삼켰습니다. 찰리 헤이든에게 헌정하는 이 앨범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WE SHALL OVERCOME. 우리는 승리하리라. 찬송가이자 저항가인 이 곡이 나직이 에렐 베송의 트럼펫과 에밀 파리지엥과 토마스 사비의 색소폰으로 울려 나올 때, 마치 자유를 향한 국기 게양기가 올라가듯 숭고해집니다. 그리고 케레키와 헤이든의 영성이 이 시끌벅쩍한 자기주장에 가득한 세상에 고요한 순간을 선사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 곡들은 영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침묵( Silence )과 현재 순간의 자신에게 충실하는 것을 다룹니다. 이는 재즈의 고유한 정치적 차원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침묵과 영성은 그 자체로 정치적입니다. 왜냐하면 인식/자각은 입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영성은 어떤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입니다. 특정 주제든, 등장인물이든, 게릴라 운동이든, 이 멜로디들은 생각이 펼쳐질 수 있는 틀 역할을 합니다. 재즈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 통합적인 힘에 대한 선언입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공동의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They address silence (Silence) and being true to oneself in the present moment. This brings in an inherent political dimension of jazz: our silences and spirituality are political in themselves because awareness requires a stance. This spirituality is a way to escape a condition. Whether it’s a specific theme, a character, or a guerrilla movement, these melodies serve as a framework within which thoughts can unfold: a declaration of love for jazz, its unifying power. Because collective music is what truly matters.


https://couleursjazz.fr/stephane-kerecki-liberation-songs/



한국은 낮이 계속되는 나라입니다. 해가 지지 않는다는 것과 다릅니다. 끊임없이 역동적입니다. 우리는 재빠르고 날렵하고 쉼 없이 하루를 삽니다. 밤은 짧고 누군가에게는 계속된 한 낮같고 계속 들끓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들끓는가 보면, 불만과 냉소와 조소와 불평과 비평을 위시한 비판과 자기주장들입니다. 모두 각자의 나라에서 살면서 아무도 자유롭지 않게 살도록 감시합니다. 서로 자유롭지 말 것.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규제합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실은 모든 극이 정치극입니다. 심지어 사랑이야기인 로미오와 줄리엣조차도요. 찰리 헤이든의 Liberation Music Orchestra도 그렇습니다. 케레키는 찰리 헤이든의 정치적 연대를 이해합니다. 우리가 아는, 국정운영이나 투표와는 다른,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 Liberation Songs 앨범은 특정 사건이나 이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저는 이 앨범에 인본주의적 차원을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자신과 타인과의 연결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바로 그것이 우리가 여기 존재하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존재는 자유와 공유된 평등 안에서만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이 이들이 이야기하는 정치입니다. 아주 옛날, 소크라테스가 알키비디아데스에게 가르친 그런 정치입니다. 인본주의,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들어보십시오. 케레키의 재즈가 어떻게 정치를 말하고 있는지. 그것은 실로 아름다운 것입니다.


나는 지오바니 미라바시의 저항가 피아노 솔로 앨범인 「AVANT!」를 좋아합니다. 저항이란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의 피아노 선율처럼, 격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것입니다. 케레키의 이 앨범도 그러합니다. 진정한 저항의 모습은 그들의 선율처럼 아름다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저항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나 자신의 권력을 위해 투쟁한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싸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자유롭기 위해선, 당신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케레키는 We,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자유로워야 합니다. 재즈의 방식으로 가능합니다. 재즈는 서로를 읽고 배려해야 합니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클래식과 다르게 재즈 연주자들은 소통할 때 쓰는 뇌의 부분을 쓴다고 하지요. 재즈는 자유를 고민합니다. 주어진 멜로디와 마디 안에서 베이스와 드럼은 피아노가 자유롭게 즉흥 할 수 있도록 합니다. 피아노와 베이스와 드럼은 색소폰이, 트럼펫이 자유로울 수 있게 해 줍니다.

미라바시의 솔로 피아노보다 케레키의 이 앨범에서 더욱 '자유, 평등, 박애'를 느끼는 것은 그런 의미로 당연한 일입니다. 그는 멤버들과 함께, 또 헤이든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서로를 위한 자유를 연주하는 방식과 영성과 침묵하는 방식으로 자유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담 자가예프스키의 시를 떠올렸습니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

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

고독이 아편처럼 달콤하다 해도,

타인들은 지옥이 아니다.

꿈으로 깨끗이 씻긴 아침

그들의 이마를 바라보면

나는 왜 어떤 단어를 쓸지 고민하는 것일까,

너라고 할지, 그라고 할지,

모든 그는 어떤 너의 배신자일 뿐인데, 그러나 그 대신

서늘한 대화가 충실히 기다리고 있는 건

타인의 시에서뿐이다.


-아담 자카예프스키,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찰리 헤이든이 쓰고 케레키가 들려주는 희망은 이런 것입니다. 내가 오늘도 실패한 자유와 평등과 박애가 타인에 의해 성취될 수 있다는 희망. 자기주장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타인을 위한 자유를 연주하는 이들이 아직 있다는 것, 사실, 예술이란, 오로지 타인만을 위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를 구원할 수 있는 사랑과 평등이 구현될 수 있다는, 그러므로 우리는 타인과 함께 승리할 것이라는 희망.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당신들은 따뜻한지요. 당신들은, 잎이 하염없이 지고 달러가 치솟고 고집스러운 행보가 정치인 것처럼 구는 이 세상에서 자유로운지요. 점점 더 옷깃을 여미고 더 고독해져 가며 일찍 저무는 날에 쓸쓸하지는 않은지요. 케레키가 연주하는 Spiritual을 들으며 안아주고 싶습니다. 이 음악은, 정말로 소박한 크리스마스를 앞둔 마을회관에서 서로 천천히 릴레이로 안아주는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털실이 삐죽 나온 낡은 스웨터를 입고 아무 말 없이 소박한 자유를 즐기는 저녁을 그려냅니다. 그런 것은 이제 없지만, 없지만... 그래도 케레키의 음악을 들을 순 있습니다.



- 저는 이 음반이 자유와 의식에 바치는 찬가가 되기를 바랐습니다.(Stéphane Kerecki) -



당신이 자유로워야 내가 자유롭습니다. 케레키는 그렇게 연주합니다. 오늘도 나는 미디어와 나 자신의 감시 속에 살벌했지만, 내 영혼은 고요하고 영적인 순간을 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을 떠올릴 것입니다. 거기에서 내 자유로운 밤잠과 꿈 없이 깨끗한 베개가 탄생할 것입니다.


We shall overcome

Spiritual LIVE

Liberation Songs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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