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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생존기1.

-책방을 열었는데 손님이 올까요?

by noodle

안녕하세요, 여기는 프랑스 원서 서점입니다.

동네를 오가던 많은 손님들이 우리의 등장에 기웃기웃 궁금함을 감추지 않으십니다.

여기 뭐하는 곳이에요?

카페에요?

와인바에요?


아니요. 저희는 프랑스 원서 서점이에요. 아트북, 팝업북, 다양한 그림책들을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제 레모사장님은 얼굴만 뵈어도 반가워요.

이스탄불에서 밤을 새고 돌아왔던 날, 정신 없이 친구들을 맞이하고, 언니의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리고 진짜 영업일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책방을 금,토,일 3일만 운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매일 오픈을 하기엔 각자의 일이 있었으니까요.

인적 드문 주택가에 위치한 우리 책방에는 오며가며 가끔 사람들이 기웃거렸지만, 프랑스 원서라는 말에 주춤하고 돌아가십니다. 책은 예쁜데, 읽을 수가 있어야지..라고 말끝을 흐리며.

읽지 못해도 보실 수 있는 팝업을 열심히 소개해드려보지만 이번에는 가격 장벽에 부딪힙니다. 어머, 너무 예쁜데 이렇게 비싸요?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프랑스 책 들에는, 유로로 매겨진 가격 뿐 아니라, 항공료와 관세가 차곡차곡 녹아, 꽤 높은 가격이 매겨집니다. 내가 소비자라해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책방을 연 겨울의 길목에서, 이제는 진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적드문 동네에 사람을 모으고, 그들에게 우리가 골라온 책을 소개 할 수 있을까?

이래서 수많은 책방들이 그렇게 북토크를 열고, 행사를 여는가봅니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북트리를 부디 많은 사람들이 봐주기를 바라며-

우리의 첫번째 행사는 프랑스 문학 전문 출판사인 레모출판사 사장님의 북토크로 정했습니다. 언니가 번역했던 책이 있는 출판사입니다. 우리 책방은 프랑스 원서 서점이지만, 책방지기가 번역한 책들과, 레모의 책들을 한켠에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그 겨울, 나는 손님을 기다리며 책트리를 만들었습니다. 손님들이 오고가며 인사를 나누는 따뜻한 메리크리스마스를 꿈꾸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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