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아라비안 나이트(2)

- UAE와의 첫 만남-

by Yun

출장기는 다른 시리즈로 연재할까 하다가, 관심 보여주신 분들이 많으셔서 어느 정도는 이 시리즈에서 적어볼까 합니다. 고맙습니다.


첫 출장을 가게 된 국가는 UAE와 카타르였다. 최근에는 내가 몸 담았던 회사 포함, IT기업들도 중동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있어 예전보다는 중동 국가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으리라 생각한다. 10년전 회사 생활을 할 때만 하더라도, 중동 국가들은 건설사 혹은 종합 상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무척 생소한 이미지였다.


다만 UAE의 두바이는 원래부터 유명하였고, 아부다비는 다른 중동국가 뿐만 아니라 유럽 여행을 갈 때도 많이 경유하는 곳이어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었다. 물론 중동, 유럽 어느 쪽도 못 가본 나에게는 모두가 생소했을 따름이었지만.


일사천리로 출장 준비가 진행되고, 인천 공항에서 차장님과 만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0시간 내외의 이코노미석에서의 비행은 아예 깨어 있기도, 잠들기도 힘든 시간이었다.첫 출장, 첫 장거리 비행의 설렘으로 어찌어찌 넘겼던 듯 하다. 그리고 처음 마주하게 된 아부다비 공항!

<아부다비 공항, 그 규모와 사방팔방 뻗어 나가는 통로들은 잊을 수가 없다. 출처: Wikimedia Commons>

공항에 내려서 바로 출국 게이트로 향했던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공항의 규모부터 어마어마했고 면세점의 브랜드들도 분명 익숙한 브랜드들임에도 진열된 상품들의 색감이 묘하게 달랐다. 금색을 많이 사용하고, 어딘가 몽환적인 느낌의 색감들. '아 이것이 중동이구나' 싶었고, 수많은 경유지와 게이트들로 향하는 통로들을 구경하며 공항 밖으로 빠져 나왔다.


후에 또 느끼게 된 중동 국가들의 공통점으로는, 누가 봐도 '아 이 나라 국민이구나' 싶은 외모와 복식의 중동 국민들이 공항의 입출국 절차, 통관 등을 담당하고, 커피숍 근무나 청소 등의 업무는 인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국적의 아시아계 분들이 많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약 5년 전에는, 중동 국가들 중 가장 보수적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여성 분들도 공항에서 근무를 하고, 호텔 리셉셔니스트로 더 많이 보이는 것을 보고 '아 이 나라들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구나'를 느꼈는데, 지금은 또 어떻게 천지개벽했을지 모르겠다.


공항 밖으로 나와 처음 마주하게 된 중동의 공기는, 문자 그대로 무척 '드라이'했다.

습도는 낮아 건조하지만, 코로 밀려들어오는 열기. 그리고 펼쳐진 청명하면서도 맑은 하늘과 야자수들.

나는 개인적으로 아침과 저녁의, 이 중동의 공기가 좋았다. 새벽 시간대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새벽의 따스함이 아침의 열기로 바뀌는 과정도 좋았고, 하루의 열기가 사그러지는 때의 저녁도 좋았다.

흡사 낙타를 타고 마을을 찾아가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주인공까지는 아니어도, 조연은 된 느낌이랄까.


아쉽게도 첫 출장은 곧 점심 전의 한창 뜨거워질 때였고, 지사에서 마중 나오신 직원 분과 현지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량을 얻어타고 사무실 인근의 식당으로 향했다.


공항을 나오면, 어딜 가나 야자수와 건조하면서도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지구 온난화 시대, 지금의 중동은 더욱 뜨거워졌으리라 생각한다. 당시 한국의 기온에 +10도를 하면 대략 중동의 날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초 겨울에 접어드는 어느 날 한국에서 떠났는데, 중동의 날씨는 흡사 한국의 선선한 봄 날씨와도 같았다. '아 여름에 오면 이거 쉽지 않겠구나' 생각하였고, 실제로 훗날 여름에 접한 중동의 날씨는 가히 살인적이었다.


중동 국가에는 술과 돼지고기가 없다. 술은 국가에 따라 허용해 주는 장소들이 원래도 있었고,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돼지고기는... 꾸란에서 불경한 동물로 묘사한 이상, 아직까지도 접하기 어렵다. 출장자들이야 며칠 참았다가 인천공항에서 국밥 한 그릇 먹거나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 몇 년 근무하는 직원분들에게는 어려운 점의 하나였다.


숱한 출장을 다녔지만, 첫 출장의 점심식사로 먹은 중국 요리는 잊을 수가 없다. 현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분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본사의 누구누구입니다로 정신없이 소개하고, 번화한 시가지에서 중동 특유의 부와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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