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첫 이직, 갈래길의 연속

-그 때의 선택을 최선으로-

by Yun

10년차의 첫 이직 지원은, 네이버나 구글에 '이직'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것들을 모두 시도해 보는 듯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여러 이직 플랫폼에서 연관 키워드를 찾아 헤드헌터들에게 콜드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눈여겨 봐두었던 기업들의 채용 사이트별로 회원 가입 후 기업별 지원서를 내기도 하였다.

돌이켜 보면 나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시점들은 분명히 있고, 그 시점이 오기까지 묵묵히 버텨 나가되,

선택의 시점에는 여러 번 생각 끝 최선의 선택을 하는 단순한 명제가 이직이었다.
다만 어떤 길을 택하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남을 수 밖에 없고, '아 이 길이 아닌 것 같아' 싶을 때에는 그 아쉬움이 크게 와닿을 수도 있다.


여기에 몇 번의 이직을 더 한다면? 2 × 2 × 2... 처럼 각 갈래길에서의 변수를 떠올리며 후회나 두려움의 늪에 빠져 오히려 머리만 아플 수도 있다. 첫 이직 이후 도합 세 번의 이직을 거친 지금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답은 없고 한 번 선택을 했으면 그 선택을 최선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라는 점이다.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작, 정현종 교수님 번역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첫 번째 이직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제출하고 지내던 어느 날, 접수한 개인 메일로 '서류 전형 결과를 안내드립니다'와 '1차 면접 안내드립니다'라는 메일 두 통을 동시에 받았을 때 비로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10년 전 신입사원 공채 면접 이후로 면접은 처음이었고, 회사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그동안의

내 업무를 돌아보며 면접을 준비해 나갔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 사태로 화상회의가 활성화되던 시점이었고, 면접 또한 화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 또한 화상으로 1차 면접이 잡혔고, 면접일이 다가올수록 싱숭생숭해졌다.


일체유심조라고 했던가. 회사에 대한 마음이 뜰수록 이직 동기는 강해졌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건 그만큼 유독 힘에 부칠 때도 있었다. 지원한 회사의 채용 홈페이지에서 흘러 나오는 대표 게임의 OST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며 전의를 불태우기도 하였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1차 면접일이 되었다.


후에 일하게 될 팀장님과 1대1로 면접이 진행되었고, 40분 내외의 면접 시간에도 다소 말수는 적으시지만

무척 젠틀하시고 스마트하다는 인상을 주셨던 분이었다.(후에 일하면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기 소개, 그동안 수행한 업무, 지원 동기 등에 대해 면접이 진행되었고, 다음 전형들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끝으로 1차 면접이 마무리되었다.


이로부터 약 2주 후, 결과 안내 메일과 2차 면접 안내 메일 두 통을 받았을 때의 설렘과 떨림이란...

좋게 봐주셨구나 하는 고마움, 2차까지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되면 언제 가야 하나와 같은 들뜬 고민까지 한 번에 밀려 들어왔고, 나는 그렇게 첫 번째 갈림길에서 서서히 방향을 틀고 있었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8화#1.5 직장에서 만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