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말하지 못한 진실들

사랑을 협박으로 바꾼 사람들

by 새벽에 쓰는 여자



외로운 내 사랑은 결국, 협박이 되었다.

그의 집은 언제나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숨소리마저 눈치 보게 만들던 공간.

그 집에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나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친정에서 산후조리 중,

내 짐을 챙기러 잠시 신혼집에 들렀던 날이었다.

현관 앞엔 ‘법무부’ 봉투가 놓여 있었다.

나는 뜯지 않았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무언가가 틀어져 있다는 걸.


산후조리를 마치고 아기와 함께 신혼집에 돌아간 날,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나 마약사범이야.

지금 집행유예 중이고 추방당할수 있다네.“


그리고 덧붙였다.

“이제 알았으니 니가 알아서 날 도와.”


그날 밤, 나는 무너졌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수직 낙하한 느낌이었다.

숨이 막혔다.


아무도 모르게 정신과를 다니며 약을 처방받기 시작했다.

그걸 알게 된 건 그 사람이었다.

서랍을 뒤져 내 약 봉지를 꺼내며 말했다.

“진단서 좀 줄래? 지금, 그게 필요해.”


그는 혼인비자가 필요했고,

나는 서류가 되었다.

그 사람의 추방을 막아주는 조건으로.


그는 무너지는 나를 이용해

자신의 탈출구를 만들었다.



2024년 1월, 그에게 혼인비자가 발급되자

그는 더 이상 가장도 남편도 아니었다.


시어머니와 함께,

시댁에서 성매매를 공모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날 우연히 그 흔적을 보았다.

울지도 못했다.

그 사실을 입에 담는 순간,

나라는 여자의 존엄이 사라져버릴까 두려웠다.



그날 이후, 그는 돌변했다.

밤마다 우울해하는 나에게 말했다.

“너, 다시 약 먹어야겠다. 그게 더 낫겠어.”

가스처럼 퍼지는 그의 말은

나를 다시 침묵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때 알았다.

그가 나를 사랑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걸.

나는 단지

필요한 서류였고,

증명된 도구였고,

그의 거짓된 서류에 붙은 이름 하나였다.



그는 종종, 캐나다로 갈 거라고 했다.

“너랑 애기 두고, 갈 수도 있어. 알아서 해.”

그 말은 협박이었고,

나는 겁에 질린 채 밤마다 무릎을 꿇며 울었다.


“가지 마.

제발 우리, 지켜줘.

내가 뭐든 할게.”

그 말들이 얼마나 서글펐는지 모른다.


나는 나를 포기하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사람에게

가차 없이 버려지고 있었다.



사랑이 아니라

설계된 함정이었다면,

그 끝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그 사람의 서랍엔

언제나 나를 파괴할 증거만 있었고,

그 사람의 집은

언제나 내가 도망치고 싶은 곳이었다.



다음 화 예고


외전 2. 엄마라는 이름 아래서

“그날, 나는 아기를 안고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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