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 엄마라는 온기

지워진 시간 속, 유일하게 남은 온기

by 새벽에 쓰는 여자



기억이 나지 않아.

아기가 꼼지락거리던 시절,

나는 어떻게 숨 쉬며 버텼는지도 잘 모르겠어.


세상이 너무 무서웠고,

집은 서러움으로 가득했고,

나는 그냥, 매일 울고 있었던 것 같아.


사랑이라고 믿은 모든 것들이

그저 껍데기였다는 걸

아이를 안고서야 알게 됐지.


그래서일까.

그때의 기억이, 통째로 지워진 것처럼 흐릿해.


사진 속 아기는 웃고 있는데,

나는 없더라.

그 많은 순간들을 담은 사진 속에

정작 나는 없었어.

살아내느라, 기록할 여유조차 없었으니까.


“많이 안아줬던가…”

“눈 맞춰 웃어줬던가…”

자꾸 그런 생각이 떠올라.


기억이 나지 않아서

미안하고, 서럽고, 가슴이 시려.


그런데 지금 너는,

나를 바라보며 웃고,

내 손을 꼭 잡아주지.


네가 점점 말을 배우고,

엄마, 까까, 안아줘, 이리 와—

하루에도 몇 번씩 불러주는 그 목소리가

지금의 나를 살아가게 해.


아빠가 없어도 괜찮아.

너를 안아줄 두 팔은

엄마한테 충분히 있으니까.


물론 힘든 날도 있어.

어떤 날은, 하루라는 시간이

내 어깨를 무겁게 눌러오기도 해.


그럴 때마다 밤이 와.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너와 나만 남은 고요한 시간.


아기를 재우고 불을 끄면,

늘 같은 말을 되뇌게 돼.


“너를 지켜줄게.

엄마는 무슨 복으로 너를 만났을까.

네가 나의 아들이어서 고마워.”


나는 엄마니까.

어떤 시절에도 너를 품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이제는 절대로 놓치지 않을 거야.

이 순간들을,

너를,

우리의 지금을.


너는,

내가 다시 살아내고 싶은 첫 번째 이유야.



다음 화 예고


3화. 우리가 함께했던 그 계절의 끝

“사랑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마침내 계절의 끝에서 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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