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기를

오늘도, 우리 둘만의 계절을 통과한다

by 새벽에 쓰는 여자


〈다시, 나로 돌아가는 계절〉 본편 5화 이후 —


에필로그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기를”



※ 이 글은 〈다시, 나로 돌아가는 계절〉 연재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이며,

본편 흐름상 5화 이후, 외전 3 이후의 시점입니다.


에필로그이자, 현재의 나의 마음을 기록합니다.



한때는 혼자라는 사실이 너무 무서웠다.

아무도 없는 방, 아이와 나만 남겨진 식탁,

밤늦게 문을 닫는 내 손끝까지도

어딘가 허공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혼자인 순간이 항상 외로운 건 아니란 걸.

같이 있어도 텅 빈 관계보다는,

혼자 있어도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삶이 낫다는 걸.


나는 지금도 여전히 혼자다.

그리고 여전히, 이혼 소송 중이다.

끝나지 않은 싸움이 있고,

그 싸움엔 아이의 이름이 함께 올라 있다.


누군가의 잘못이 누군가의 생애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걸,

나는 매일 실감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책임이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나는 아직 분노를 품고 있다.

하지만 그 분노는

누구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아무도 무너지지 않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다.


나는 이제,

아이가 자는 새벽이면 음악을 틀고,

커피를 내리며 하루를 시작하고,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거울을 본다.


울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 늘어가고,

웃는다고 죄책감이 들지 않는 밤이 찾아온다.


그러니,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기를.

나와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말이 닿기를 바란다.


당신이 무너지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그리고 언젠가

그 모든 상처 위에 꽃이 피기를.


나는 믿는다.

그 계절은 반드시 온다고.

그리고,

그건 이미 오고 있는 중이라고.


올해부터 면접교섭이 시작되었다.

예상했던 것처럼 순탄하진 않았다.

때때로 말 한마디가 칼날처럼 스쳐 가고,

나는 여전히 또 무너지는 날들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조금씩 회복하려 애쓰고 있다.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이

불신이나 분노로 물들지 않도록,

엄마라는 이름으로

다시 웃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우리 둘만의 계절을 조용히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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