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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 6 (최종)

당신의 고리

by Sarah Hwang

動, Transition


감정을 다스리는 법,

말투를 부드럽게 만드는 법,

마음속의 화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책을 통해 배우고, 실제로 삶에서 연습했다.


그렇게 책을 통해 배운 방법으로

나와 함께 하는 유령을 정식으로 인식하고 마주했던 내 첫 마음은,

이제 그것들을 인정하는 두 번째 마음으로 나를 움직이게 했다.

그 유령과 그림자를 피했다가, 돌아보고 달래주며,

마주하고 고치고, 들어주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그 유령과 그림자를 이해하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엄마 또한 엄마의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했었고,

너무나 가난해서 그렇게 자라서 그 방법밖에 없었다는 것을.

남편의 초라한 벌이에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엄마의 억척같은 생활력으로

나와 동생들은 그래도 물질적으로 모자람 없이 자랄 수 있었던 사실이

이제는 보이게 되었다.

엄마의 방식은 불완전했지만,

자신이 죽어도 물려주고 싶지 않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으려

죽도록 노력한 엄마가 감사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내가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화와 짜증은

엄마가 대물림해주지 않은 가난이 없어졌기 때문에,

비로소 내 대에서 없애고 싶은 화와 짜증을

마주할 여유도 가지게 된 것이었다.


매일 순간 노력한다.


화가 올라오는 순간, 멈추고 생각한다.


‘이건 내 감정이야’,

‘상대방을 향한 공격이 아니라, 내가 풀어야 할 숙제야’

그 순간, 나는, 과거의 나와는 다르게, 엄마와는 다르게,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려고 선택하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당신의 고리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경험한 고통이나 한계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살아간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들 가운데 감사함과 사랑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끊어내고 싶은 고통과 상처도 있다.


글을 쓰고 있으면,

부모님의 싸움에 대한 나의 화는 밀려오는 마지막 감정의 끝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순간의 감정이 아니다.

밀어내졌다가도 다시 제자리로 밀려오는

내 오랜 감정의 습관으로 내게 각인된 것이었다.


단지 엄마에게만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남편에게, 회사 동료에게, 상사에게, 내 아이에게..


그들과의 대화의 방식, 관계를 이어가는 태도, 삶을 바라보는 렌즈를 통해

매일을 선택하고 반복하며 나오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싸움을 매일 하고 있고,

그 싸움 속에서 삶의 답을 찾아간다.




내게는 “화와 짜증”이 있었다.


당신에게 그것이 무엇이든 분명한 것은

내 세대에서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의식하고 노력하고 배우면, 다음 세대는 다르게 시작할 수 있다.

그 고리를 끊는 첫 번째 사람이 바로 당신일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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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그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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