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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 붉어진 달

창작시 #64

by 시절청춘

<부끄러워 붉어진 달>


아침에 내 통장에 쌓인 행복
나 스스로의 성실함과
한 달 동안의 노고를 보상해 준
월급으로 인한 행복한 시작

조금씩 이체가 시작되면서
내 마음속의 행복들도
조금씩 그 의미를 잃어가는 게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진다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지만
다 내가 사용했던 것들
그 결과물이 만드는 텅장인데
왜 마음 한편 불편함이 있나

고운 달빛이라도 받아보려
올려다본 하늘조차도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듯
잔뜩 구름이 몰려와 있구나

내가 보고픈 고운 달은 없고
붉은 달빛을 내뿜으니
혹시나 나쁜 징조이려나 하고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편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생각에
가만히 쳐다본 하늘은
바람이 많이 불고 있다는 느낌
너무나 빠른 구름의 움직임

구름이 빨리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달을 빤히 쳐다보는 내 눈빛에
달은 창피함에 얼굴 붉혔다

어쩌면 내 모습이 저 달처럼
부끄럽지는 않은 걸까
조금씩 숨기는 것이 생긴 걸까
달빛처럼 나도 숨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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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창작시의 부제 :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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