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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유모차

by 인산

활처럼 굽은 할머니

꼬불꼬불 시골길

겨우 겨우 걸어간다.

유모차 밀고 간다.


걷기도 힘든데 왠 유모차!

할머니 유모차 안에 누구 있어요?

손주에요?

할머니 나이에?

예끼, 이놈아!


허름한 유모차

할머니 마음처럼

비어 있는 유모차

열이나 키웠건만

한 번도 밀어보지 못하고

굽을 대로 굽고 굽은

등짝에 업어 키운 아이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하고 있을까?


코스모스 한들한들

유모차에 고개 숙이면

자식 얼굴 하나씩 생겨났다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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