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활처럼 굽은 할머니
꼬불꼬불 시골길
겨우 겨우 걸어간다.
유모차 밀고 간다.
걷기도 힘든데 왠 유모차!
할머니 유모차 안에 누구 있어요?
손주에요?
할머니 나이에?
예끼, 이놈아!
허름한 유모차
할머니 마음처럼
비어 있는 유모차
열이나 키웠건만
한 번도 밀어보지 못하고
굽을 대로 굽고 굽은
등짝에 업어 키운 아이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하고 있을까?
코스모스 한들한들
유모차에 고개 숙이면
자식 얼굴 하나씩 생겨났다 사라지고
<곰팡이 빵(정인어린이 7)> 출간작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꽃밭 가꾸듯 글을 씁니다. 재미있는 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