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제주도 따뜻한 남쪽에서 우후죽순처럼 태어나
동트는 이른 아침 눈부신 태양 머금고
넘실거리는 파도를 넘어 뭍으로 뭍으로
꼬리를 무는 오렌지 행렬
꽁꽁 언 손 비비적거리는 차가운 겨울날
김이 모락거리는 포장마차에 이르러
오뎅이며 국수 말이며 꼼장어며
후루룩후루룩 빈속 달래주고
언 마음까지 녹여주는 오렌지 향기
남쪽 바다 적신 손으로 가난한 등 토닥거릴 때
아련하게 피어나는 오렌지색이여
<곰팡이 빵(정인어린이 7)> 출간작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꽃밭 가꾸듯 글을 씁니다. 재미있는 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