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친구가 종이 한 장을 달라고 합니다
흔들리는 마음 잠시 가다듬고
공책에서 종이 한 장 찢어냅니다
찌 ------- 익 ----------
톱니 자국 남기며 종이 한 장 떨어져 나옵니다
공책이 살며시 허전해 집니다
툭 낙엽 하나 떨어지듯
톡 물방울 하나 떨어지듯
떨어져 나간 종이 한 장 나풀거리며 날아갑니다
친구가 흰 종이에 그림을 그립니다
편지를 씁니다
종이는 그림엽서가 됩니다.
예쁘게 접어 나에게 줍니다
생글거리는 친구 얼굴이 접은 종이에 묻어납니다
편지를 공책에 넣고 공책을 닫습니다
찢겨나간 자리에
이빨 상처 자리에
꽃이 핍니다
강물이 되어 마음까지 넘실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