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명희

어른이 되면

조금은 단단해질 줄 알았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지난 일쯤은 웃으며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작은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렸고,

잘 살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잘 못 살까 봐 자주 겁이 났다.


자라온 환경은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에

오래도록 그림자를 남겼다.


나는 나를 믿는 법보다

의심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그래서 이 글들은

이미 괜찮아진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연습 중인 사람의 기록이다.


감히 말하건대,

누군가의 마음을 다 안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나 역시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건너온 적이 있고,

그 시간들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이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나 자신에게 조금 덜 엄격해지고 싶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잠시만이라도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았으면 했다.


오늘을 버텨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으니까.


이 책은

그렇게 나를 믿는 연습의 한가운데에서

조심스럽게 건네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