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여행_0026
기타 6번 줄 베이스음 E(미)와 왼손 손가락 크로메틱 연습을 기타 1,2,3번 줄 전체를 1 플렛에서 5블록(15 플렛)까지 신속하게 연습한다. 왼손의 베이스음은 6번, 5번, 4번 줄로 E(미), A(라), D(레)로 바꾸어주며 다시 1 플렛에서 15 플렛까지 다시 달린다.
기타도 그렇지만 피아노든 드럼이든 모든 악기는 한 음, 한 음의 소리가 합쳐져 화음이 되기보다는 한 음과 그다음의 한 음, 또 한 음... 때로는 동시의 여러 음의 이어짐이 소리를 만드는 것 같다. 마치 지금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지금은 과거가 되고, 이어지는 다음의 순간이 지금이 되고.. 다가오는 앞으로의 미래의 순간이... 지금이 순간에 공존하는 것 같듯이...
결국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이어져 있는 느낌이다. 음악 또한 그 전주, 연주, 후렴, 마무리 부분이 멜로디와 리듬과 함께 이야기처럼 같이 펼쳐지는 것이다.
지금의 나 또한 23년 전 자전거를 타고 언덕 위 신사 아래 유스호스텔을 여행책자로 보고 찾아 나서던 21살 청년과 아이를 등원시키고 집안일을 하며 육아남으로 지내는 지금 모습과, 나의 노후와 녀석들 교육비 등을 벌기 위해 내년쯤 일터로 던져질 미래의 40대 중년의 나와... 결국 이어진 인생의 굴레처럼 말이다.
솔직히 ‘인생의 굴레’라는 표현이 적합한지는 잘 모르겠다. 굴레는 소를 끄는데 필요한 줄 같은 걸로 인생에 놓인 의무적이거나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피하고 싶은 일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노래에는 그 작곡가, 작사가의 굴레가 얹어진 곡의 이어짐으로 그 소리를 내어주어야 곡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스스로 즐기는 곡(노래)과 남들에게 전달하는 곡(노래)과는 조금 소통이라는 목적 지향이 더 추가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주에 이어서 핑거스타일 8페이지 ‘나비야’를 해 볼게요. 베이스 음과 같이 연주를 해 보세요.”
상급책 ‘핑거스타일’ 악보의 앞쪽의 동요 곡들을 서툴지만 오른손, 왼손 손가락의 핑거 연주를 위해 계속 연습한다. 오늘도 ‘나비야’, ‘보물’, ‘개구리’, ‘둥근 해가 떴습니다’ 곡을 연속하여 연습한다.
기타 삼총사 형님들과 아줌마 2명은 멜로디 곡 몇 곡과 코드 연주 이후 양쪽 모든 손가락을 동시에 연주해야 하는 핑거스타일이 어려운 모양이다.
“아유~ 스트레스 쌓여요~ 허허”
나의 앞쪽에 앉는 제네시스 90 삼총사 형님이 하소연하듯 말한다. 늘 깔끔한 정장에 구두를 신고 회사 개인 사무실에 출근한 뒤, 임원의 자유?로 일과 시간에 취미로 기타를 배우러 오신 형님이시다. (더 확실히...)
“오늘은 추가로 10페이지 ‘또 만나요’라는 곡도 연습을 해 볼게요. 보시면 악보에 베이스음 2줄을 동시에 소리를 내고 그 화음의 나머지 부분을 연속해서 소리를 내면 되지요”
그렇다. 베이스음은 기본적으로 그 화음(코드)의 대표음이고 나머지 TAB악보 번호는 그와 연결되는 화음의 소리들이다. 그 소리 음들을 멜로디로 할 수도 있고 화음으로 이루어진 소리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우선 TAB악보를 보고 핑거스타일로 연주하다 보면 TAB번호를 보고 연주를 하는 것이라 악보를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예전에 한 선생님이 얘기한 TAB악보만 보면 음표를 보지 않게 되어 음악에 대해서 악보를 읽거나 음악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다는 얘기를 했었었다.
어쨌든, 나의 수준은 아직 2살 아기 걸음마를 떼고 이제 어느 정도 혼자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정도이다.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니 중요한 것은 도움이 절실하다.
“핑거스타일 어떠세요? 좀 쉬었다가 할게요.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시고요. 하하. 그런데... 핑거스타일에서도 중요한 것이 있는데 손가락을 많이 붙여야 돼요. 한음 한음이 소리가 나지만 마치 아르페지오처럼 울림처럼 같이 들려야 되는데 한음, 한음 띄어서 소리를 내면 안 되지요? 즉 전에 쳤던 기타 줄의 소리를 이어지도록 떼지 말고 옮기는 걸로 연습을 하세요. 처음에 틀을 잘 잡아 주어야 돼요. 한번 소리 내고 전체 손가락을 떼었다가 다시 다음음을 소리 내려면 손가락 전체 세팅이 다시 흔들리거나 움직여 버리니깐..”
그렇다 피아노의 물결치는 음의 연속된 소리처럼, 기타 줄도 한음 뒤의 다음 음은 옮겨가는 것이지 한음이 끝나고 다음음을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소리가 연속되는 것이다.
“집에 가는 길은 가볍게, 즐겁게 가야겠죠?”
수업의 마지막은 기존 연습곡의 합주로 마무리된다. ‘옛사랑’과 ‘Tears in heaven’을 같이 연주한다.
결국 코드를 익혀 가볍게 싱어롱 하는 기타 연주에서 몇 곡의 멜로디곡 연습을 통해서 혼자서 멜로디 곡을 접근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고, 이제는 아르페지오, 퍼커시브, 3 핑거 곡들을 간단히 기초적인 수준의 곡을 익힌 뒤... 핑거스타일을 쉬운 곡부터 배우고 있다. 결국 핑거스타일 곡들이 상급, 고급 단계인 것인가?
수요일 저녁 8시는 한스 포크기타 수업이 있는 날이다.
1시간 일찍 문화센터 2층 대합실에 앉아 여러 곡 들은 혼자 연습해 본다. 연습이다 보니 중간중간 연주를 멈추거나 손가락을 다시 잡아도 보고... 역시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이라서 맘은 편하다. 간혹 열심히 연주하는 중에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은 나쁘지 않다. 잠시 머물고 기타 소리에 귀 기울일 사람이 있거나, 그런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따라 큰 목소리로 푸들 한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피곤해~! 피곤해!!!~”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피곤해 소리를 2번 정도 크게 외친다.
새로운 태준이라는 중학생 녀석이 내 옆에 또 앉았다.
“어, 코드 연습 했어? 안 했어? 너 손가락 잡는 거 보니깐 안 한 것 같은데?”
“네, 바빠서 못했어요. 주말에도 할머니 댁에 다녀오고 그래서...”
“약속한 거 자꾸 안 할 거야??”
귀여워하는 중학생 어린 친구가 들어오니 한 선생님의 아이스브레이킹 말 벗이 되었다.
“아 오늘 뭐 알려달라고 했지요?”
한 선생이 나를 보고서 묻는다.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카포 사용법 이요!”
“그래요. 그럼 먼저 카포 사용법 설명 드리고서 지난주 했던 곡 연습 진행하고 봐 드릴게요”
“어 내 카포가 어딨 지? 왜 바카스가 나오냐?... 이게 내 것이 맞나?”
어렵게 한 선생의 기타 가방에서 카포 하나를 꺼낸다.
“카포를 쓰는 이유가 뭘까요?”
“키를 바꾸는 거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어떤 원곡이 음이 낮거나 높으면 플렛을 위, 아래로 조정하여 플렛 한 칸에 반음 기준으로 키(음)를 높이거나 낮추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다.
“그렇죠. 그럼 G코드 곡 키를 이렇게 3칸 플렛에 카포를 끼워서 올려주면? 키가 어떻게 바뀔까요?”
질문을 하고서 한 선생이 칠판에 피아노 건반을 그리고, 그 아래 C, D, E, F, G, A, B, C... 계이름(스케일)을 적어준다. 피아노 건반의 음을 나타낸다.
“자 플렛 한 칸이 반음이라고 했죠. 피아노에서는 하얀 건반이 있고 그리고 검은건반이 있지요? C와 D 사이는 반음이 몇 개? ”
“아... 2개요”
“그렇죠? 검은색은 반음이잖아. 음 사이에 반음... 아니지 우리가 반음 반음 부르니깐 그런 거지 여기는 C#이라고 올려주고, 여기는 Db이라고 내려주고... 즉 같은 자리지요?”
기타 플렛은 반음 기준이고 키를 바꾸는데 피아노건반과 같이 온음(반음 x2), 반음의 키 높이를 플렛으로 조절할 수가 있다.
“작곡을 하는 경우에는 도트를 찍는다라고 그러는다. 온음의 경우는 두 칸, 반음의 경우는 한 칸 이렇게 표시해 놓고 음을 찍는다고... 그래서 헷갈릴 필요가 없는데 피아노는 이렇게 표현이 되어 있다고요.”
역시 학생을 갈키고 있는 현업의 선생님 다운 자세한 설명이다.
“C코드는 음이 어떻게 이루어졌죠?”
칠판에 한 선생이 음표 3개를 나란히 오선지에 쌓는다.
‘도.. 미.. 솔’
장조의 곡은 장, 단으로 ‘도레미’와 ‘미파솔’로 장, 단 구성으로 C코드 major 코드로 구성된다. 어쨌든 실용음악 책에서 개인적으로 공부한 것이니 그럴 것이다.
“여기서 C코드를 기타에서 키를 D키로 바꾸어 주면 어떻게 코드가 변할까요? 아까 뭐라고 했죠. 플렛은 반음 이랬죠? C에서 D키로 바꾸려면 2 플렛에 카포를 끼우면 되겠네? 맞죠?”
그렇다.
“그럼 소리는 C코드로 2 플렛 올리고 치면... C코드 도미솔이 어떻게 바뀔까? ‘도> 레, 미> 파#, 솔>라’ 어때요? 레파#라가 됐네?”
기타로 2 플렛 카포를 끼우고 C코드를 잡고 치면 결국 레파#라가 연주가 된다. 키를 바꾸어주는 건 원곡의 코드대로 연주를 하면 키가 전체적으로 올라간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곡 자체의 코드가 어렵거나 곡 구성의 코드가 복잡한 경우가 있어요. 그걸 코드를 바꾸어 주고 싶은 경우는 어떻게 하냐? 이건 키를 바꾸는 게 아니에요!!?”
‘붉은 노을’ 곡을 한 선생이 연주한다.
“원곡대로 하면 이렇게 바래코드로 하이코드를 왔다 갔다 연주를 해야 되는데..
‘E G#7, C#m A B E’ 이걸 C코드로 낮추면... E에서 C음은 반음으로 4칸이죠? 4칸을 낮추면.. ‘C E7 Am F G C’ ”
“아...”
“보세요! 어려운 코드가 있어요? 없어요?”
코드를 2 키 낮추어주고 카포로 플렛을 잡아 올려주니 원곡 높이의 키가 바뀌지 않은 코드음대로 소리가 나온다. 카포로 키를 바꾸지만 코드를 바꾸어 원곡음으로 맞추어 준다는 그런 의미 일 것이다.
이어서 ‘옛사랑’ 곡 또한 A코드 곡을 카포로 변환하여 다른 코드로 멋들어지게 한 선생이 연주를 해 준다.
“아셨죠? 이해하셨죠?”
“집에서 어려운 곡이나 쉬운 곡이라도 카포로 바꿔서 연주를 한 번 해 보세요.”
카포 사용법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처음 듣게 되니 도움이 많이 된다. 약 20년 동안 카포를 가지고 있었지만 쓸데가 없었는데 드디어 악보책의 카포 사용된 곡들을 조금은 그 원리를 이해하고 연주를 해볼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선생님 질문이 있는데요. 방금 연주하신 옛사랑 있잖아요? 이런 걸 ‘핑거스타일’로 연주한다고 보통 하나요?”
안 선생의 상급반 교제 타이틀이 ‘Fingerstyle’이기 때문에 안 선생 수업내용과 연계해서 질문을 해 본다.
참고로 핑거스타일의 사전적 정의는 아래와 같다.
‘핑거스타일(fingerstyle)은 현악기, 특히 기타와 베이스 기타를 손가락만으로 연주하는 주법을 뜻한다. 관용적으로는 베이스, 멜로디 그리고 리듬을 동시에 연주하는 기타 독주곡을 뜻하는 말로 쓰이기도 하나, 본래는 곡의 내용이나 정서, 형식, 편곡 등과 상관이 없으며 음악 자체의 장르와도 무관한 용어이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리듬, 멜로드, 코드(화음) 이런 걸 같이 연주하는 거니까..”
핑거스타일의 곡으로 드디어 원곡의 멜로디와 리듬, 또는 연주법의 변화(스트록 주법) 아르페지오, 3 핑거.. 등 변주등으로 손가락을 이용하여 모든 화음을 만들어내는 핑거스타일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안 선생 교실에서 ‘나비야’ ‘나비야’ 하며 걸음마를 다시 시작하고 있지만, 완성형이라 할 수 있는 핑거 스타일로 홀로의 핑거스타일 연주자로 대중 또는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 다짐해 본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나라 오너라’.. 어서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