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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S.H.O.W 를 다녀와서

함께 진동할수록 장은 강해진다.

by 지선


아이야,

네게 삶에 대해 조심스레 질문을 건네는 이가 있니?

그 순간은 단순한 호기심의 시간이 아니라,

네가 지금 어떤 질서로 살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비추는 거울이 된단다.


질문한다는 행위에는 그저 궁금함에서 나온 체스처가 아니더구나.

자기 삶을 투명하게 바라보겠다는 용기와

그 시선을 끝까지 감당하겠다는 책임이 담겨 있더구나.

그래서 누군가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 질문은 삶을 꾸짖는게 아니라,

흐트러진 내면의 질서를 스스로 복원해내는 신호가 되더구나.

그리고 그 사람은 한 단계 성숙해지는 문턱을 넘고 있는 것이란다.


아이야

요즘 엄마가 인문학을 공부하고,

삶의 진리를 서로에게 비추어주며, 함께 걷고 있는 이들이 있단다.

질문과 성현의 말로 자신을 나누는 새벽독서와

코칭 받는 그 자리엔 참 귀한 울림이 있어.


그곳의 모인 이들은
서로의 삶을 대신 살아주려 하지 않으면서도,
각자가 선 자리에서 켜놓은 작은 불빛이
옆 사람의 길을 밝혀주는 이들이야.

손을 꼭 잡지 않아도,
마음의 결이 자연스레 맞닿는 순간들이 있고,
걷는 속도는 달라도 같은 방향을 향하는 것.

그저 각자가 올바른 정신으로 자신의 삶 앞에 바로 서 있으려

하루하루 진지하게 다루고 있지.

그 곁에 서 있기만 해도 엄마는 이상하게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고 있단다.


아이야, 엄마는 이제 안단다.

누군가의 삶에 대한 질문을 건네는 사람은
단순히 궁금해서가 아니라,
삶의 원리가 어떻게 네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가장 깊은 사랑으로 묻는다는 것을.

지금 엄마는 그런 질문을 나누는 귀한 인연들과 함께,
성현의 숨결을 새벽마다 읽고 듣고 나누며

인문학을 공부하고 정신을, 삶의 원리를 서로에게 건네고 있단다.
우주의 원리와 자연의 법칙,
삶의 진리를 각자의 삶 속에서 증명하고,
글로 쓰며 공명하는 자리 안에 있단다.

그건 엄마에게 너무나 특별한 공간이고,
엄마를 다시 ‘질서의 자리’로 데려다 놓는
정직한 귀결이란다.


이것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조용하지만 위대한 방식으로

문화가 되고 있다고 확신이 든단다.


이를 가장 생생하게 느낀 시간이 바로

지난 토요일, 11월 15일 일산 삼송역 근처.

30명이 넘는 작가님들과

인문학 SHOW에서 나눈 삶과 글을 합일한 이야기는
누구를 평가하거나 규정하려는 말이 아니라,
서로를 투명하게 비춰준 시간이었단다.


서로가 어떤 태도로 자기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를 확인해주는,
각자의 온도가 끓어오르는 지점과 잠잠해지는지를

공감하고 느껴본 묵직한 동행의 자리였어.


인문학 쇼.jpg 11월15일 인문학 S.H.O.W 현장 모습


아이야,

엄마의 자각된 사고의 흐름과 앎을 삶으로 해석하며
하루하루를 쌓아 올리는 이 변화속에서

드러나는 글 한 줄 한 줄이 엄마에게는 큰 기쁨이고,

그 기쁨이 너에게까지 흘러가는 감사의 원천이 되고 있단다.


다음 인문학SHOW에는 같이 가자꾸나. 사랑해.


ps. 곧 출간될 [엄마의 유산] 시리즈에 엄마가 공저로 함께 집필한 책이 세상에 빛을 보는날,

너희와 함께 하고 싶다.





‘한 사람이 꿈꾸면 그것이 꿈으로 남지만
여러 사람이 꿈을 꾸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는
유명한 격언과 같이 공동의 진동을 통해 장이 형성되고
진동하는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장이 강화된다.
또한 장에 존재하는 의식의 에너지에 의해서도 장이 강화된다.
-뤼디게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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