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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은 신중하게, 사람이 언제나 가장 중요하다.

전쟁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by 독자J

p.35-44

『손자병법』, 글항아리, 손자 지음, 김원중 옮김


손자는 당시 전쟁을 제사와 함께 국가 중대사로 규정했다. 왜냐하면 ‘망한 나라는 다시 존재할 수 없고,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화공」편). 이와 같이 전쟁의 영향은 규모와 무관하게 한 국가에게 비가역적인 변화를 주기 때문에 철저하게 국익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신중하게 생각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명분이나 허세에 의한 전쟁은 안 된다고 했는데, 우리 역사에서도 조선이 명으로부터 임진왜란 때 지원을 받은 것을 명분으로 당시 떠오르던 청을 배제하여 침탈을 당한 사례가 있었다. 이를 통해 볼 때 손자의 주장은 매우 합리적이며, 오늘날 국제정치와 외교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다. 전쟁이 국제정치의 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역자는 이 책에 전쟁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사례를 보여주는데, 『한비자』 「초진견」편, 『삼국지』의 장굉과 포훈의 간언에서 단 한 번의 전쟁으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음과, 초패왕 항우의 고사에서 8년 동안 승리했으나 단 한 번의 방심과 평소 사람 관리에 실패하여 건곤일척에서 패배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전쟁의 영향이 매우 막중하기에 손자는 전쟁의 다섯 가지 운영 원칙(五事)에 입각해야 한다고 했다. 다섯 가지 운영 원칙은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으로, 도(道)는 군대와 국민을 결속하고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능력(통치술, 용인술 등)을, 천(天)은 기후, 자연, 정치·사회적 상황 등 여러 현상적 환경들을, 지(地)는 지형·지세 등 지리상의 환경을, 장(將)은 장수의 역량인 지혜, 믿음, 어짊, 용기, 엄격함을, 법(法)은 법과 제도 등의 상벌체계, 행정·재무관리 등 정치·사회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道)와 장(將)인데, 전쟁도 기본적으로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맹자도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보다 못하고, 지리(地利)는 인화(人和)보다 못하다”(「공손추 하」)라며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자는 이처럼 대사(大事)에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백성들과 군대의 신의를 얻는 능력(道)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리더는 정말 많은 것을 볼 줄 알아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며, 좋은 리더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번의 결정으로 조직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운’의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항우가 거병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혼란스러운 시대적 상황이라는 천시(天時)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역자도 밝히고 있다. 또한 특히 리더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이 개입되지 않는 일은 없고, 그것이 큰일일수록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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