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다스리는 법보다, 감정을 쉬게 하는 법

감정도 쉴 수 있어야 회복할 수 있습니다.

by 부디아이

감정을 다스리는 법보다, 감정을 쉬게 하는 법



아이가 등교를 힘들어할 때, 저는 매일 감정을 억눌렀습니다.

하지만 자귀나무처럼, 감정도 ‘쉬어야’ 회복된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감정도 오늘 하루, 잠시 쉬게 해 주세요.




올해 2월부터 육아휴직을 시작했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을 챙기고 등하교를 함께하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등교를 힘들어하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학교 가기 싫어...”


눈물까지 글썽이는 아이를 달래며 신발을 신기고, 가방을 메게 하고, 현관문을 나서는 그 시간들이 저에게도 꽤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안아주고, 때로는 다그치고, 급한 마음에 짜증 섞인 말이 튀어나온 날도 많았습니다.


아내는 출근 준비로 분주하고, 저는 모든 상황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기에 어느 날은 아침부터 진이 다 빠진 얼굴로 거울을 마주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게 내가 원했던 육아의 모습이었을까...?”


그렇게 지쳐가던 어느 날 아침, 저는 아이와의 등굣길을 잠시 멈췄습니다.


그날만큼은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 오늘은 천천히 가자.”


그 순간, 아이의 얼굴에서 조금은 굳어 있던 표정이 서서히 풀리는 걸 느꼈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니 아이의 감정도, 제 감정도 조금은 쉬어간 듯했습니다.


작가 마쓰오카 세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면 결국 감정은 무너진다. 감정도 쉬어야 한다.”


그 말이 마음 깊이 박혔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조절하라’는 말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쉬게 하라’는 말은 참 낯설더군요.


그날 이후, 저는 ‘감정도 숨 쉴 틈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감정을 억지로 눌러두기보다는, 그저 잠시 멈추고 쉬어가는 시간.


그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감정의 회복력이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나무가 있습니다.


자귀나무...


자귀나무는 밤이 되면 스스로 잎을 오므리고 조용히 휴식에 들어가는 나무입니다.


강제로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의 리듬에 따라 쉼을 선택합니다.


햇빛이 사라지면 쉬고, 다시 빛이 돌아오면 다시 피어나는 그 단순한 원리를 따르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태를 회복하는 나무.


우리의 감정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와 함께 울어도 괜찮고,


아침 등굣길이 오늘은 조금 더뎌도 괜찮습니다.


감정은 억누른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억누르는 대신, 감정을 쉬게 해 주세요.


오늘 하루쯤은 자귀나무처럼 내 마음도 잎을 오므리며,


조용히 쉴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겁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감정이 회복될 수 있도록 ‘쉼’을 주는 것.


그 쉼이야말로 아이의 감정도, 내 감정도 다시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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