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중심을 잡아주는 느릅나무 같은 사람
"움직이지 않고도 변화를 만들어내는 존재가 있다.
그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큰 위로와 버팀목이 된다.
말보다, 결과보다, 존재 그 자체로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말없이 그 자리를 지켰을 뿐인데, 자꾸만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직장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작년 조직개편 당시였대요. 몇몇 동료는 미래를 걱정해 이직하거나 휴직을 고민했지만, 한 선배는 끝까지 남아서 후배들을 챙기며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고 하더군요.
조용하고 무던한 성격, 말수도 적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사람 덕분에 팀 분위기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듣고 보니, 저도 비슷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몇 년 전 직장에서 팀 업무가 잘 풀리지 않던 시절, 누구보다 일찍 출근했던 상사가 있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항상 자리를 지켜주는 그 모습이 얼마나 든든했는지요.
생각해 보면, 그 존재 하나만으로도 ‘괜찮을 것 같아’라는 희망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떠오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시민운동가, 로자 파크스(Rosa Parks)입니다.
1955년, 흑백 차별이 극심하던 시절, 그녀는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 한 번의 ‘자리를 지킨 행동’이 미국 전역의 민권운동을 이끄는 촉매가 되었죠.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피곤해서 일어나지 않은 게 아닙니다.
단지, 그날은 너무 오랫동안 무언가에 져주기만 한 나 자신에게 더 이상 물러서지 않기로 했을 뿐입니다.”
그녀가 지킨 것은 단순한 버스 좌석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자존감, 존엄, 그리고 희망의 자리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삶에서 한 번쯤은 ‘지켜야 할 자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가족 안에서의 부모로서의 자리, 직장에서의 책임자의 자리, 친구 곁에서의 묵묵한 자리.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어 준다는 건 생각보다 큰 용기입니다.
말없이 견디며 버텨준다는 것.
보이지 않게 중심을 잡아준다는 것.
그런 사람 덕분에 무너지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느릅나무는 그런 사람과 닮아 있습니다.
바람에 잘 꺾이지 않고, 병충해에도 강하며, 도시의 외진 곳에서도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자라나는 나무.
느릅나무는 중심이 잘 흔들리지 않고, 오래도록 버팁니다.
그래서 마을 한가운데 느릅나무가 서 있으면, 사람들은 그 그늘 아래 모여 쉬고, 아이들은 그 아래에서 놀기도 합니다.
말없이 주는 위로 같은 존재죠.
그 자리에 아무 일도 없는 듯 서 있는 그 느릅나무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일 잘하는 사람’보다,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혹시 지금,
당신이 조용히 지켜내고 있는 그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자리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지금 지키고 있는 그 자리는, 누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일단 시작합시다.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