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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마침 식사 시간이었나 보다.
친구 어머니가 라면을 끓여주려다 문득,
"혹시 미역국 어때?"라고 물었단다.
그러자 딸은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
과연, 그녀는 미역국을 먹었을까?
우리는 "괜찮아요"라는 말을 일상에서 자주 쓴다.
하지만 이 말은 단순한 의미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뉘앙스에 따라 뜻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났어?"라고 물었을 때,
"괜찮아."라는 대답은 상황에 따라 이렇게 해석될 수 있다.
✔ 화가 나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고,
✔ 화가 났지만 참을 만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 화가 났지만 더 이상 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딸이 말한 "괜찮아요"는 어떤 의미로 전달되었을까?
친구 어머니는 이를 거절로 받아들였고, 결국 미역국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딸의 속마음은 달랐다.
"미역국 괜찮아요" = "미역국 좋아요!"
결국, 먹지 못해 아쉬웠다는 게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딸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미역국 좋아요.’ 아니면 ‘미역국 안 먹어도 괜찮아요.’라고 말해봐."
소통의 오류를 막기 위해, 말은 분명한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