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주차 갤럽, 한동훈과 홍준표 지지층의 특징
한동훈 지지층의 성격은 의외다
4월 1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 지난 번 조사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 중에 찬찬히 다시 뜯어보니 보이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동훈 지지층이 성격이었습니다. 지난 번 게시글에서 저는 한동훈을 대표적인 탄핵 찬성파로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갤럽 조사 결과에서는, 적어도 한동훈 지지층은 윤석열 탄핵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상으로는 한동훈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52.2%는 대통령 파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통념과 달리 탄핵 찬반 여부가 한동훈 지지와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는 김문수, 안철수, 유승민과는 대조적인 결과입니다.
반면 한동훈 지지층의 눈에 띄는 요소는 바로 연령입니다. 한동훈 지지도와 연령 간에는 상관계수가 0.94, p-value는 0.006(통상 p-value가 0.05 이하일 때 유의하다고 간주됨)으로 추정될 정도로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나타났습니다. 표본 수가 매우 부족한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말입니다.
한동훈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무당파에서 상대적으로 세가 약하는 것이었습니다. 무당파의 4%가 홍준표, 3%가 안철수, 3%가 김문수, 2%가 유승민을 지지했는데, 한동훈은 무당파 중 2%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는 탄핵 반대파인 홍준표와 김문수에 비해 한동훈이 중도확장성이 높다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입니다.
결국 종합하자면 한동훈은 탄핵 찬반을 떠나서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도 고령층의 지지를 받는 후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김문수도 고령인 국민의힘 지지자의 지지를 받는 후보이지만, 김문수 지지자는 압도적으로 탄핵 반대파가 많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여하간 한동훈이 대중적인 이미지와 달리 적어도 현재까지는 다소 제한적인 중도확장성을 가졌음과 동시에 전통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후보라는 사실을 파악하게 된 것은 뜻밖의 성과입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말입니다. 왜 그러냐면 국민의힘 지지자의 27%, 무당층의 72%는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행보에 따라 앞으로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 사이의 순위는 완전히 뒤바뀔 수 있습니다. 현재 언론에는 보수 정당 주자로 김문수가 1위로 나오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그 사실이 크게 의미가 없는 이유입니다.
눈에 띄는 홍준표 지지층의 성격
이 외에도 흥미로운 결과들은 많았습니다. 특히 홍준표는 주로 탄핵에 부정적인 20대 남성의 지지를 받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홍준표 지지자의 66.8%는 탄핵에 부정적이었고, 63%가 남성이었으며, 33%가 18~29세였기 때문인데, 물론 이들 각각이 같은 응답자라는 근거는 없으므로 단지 추정일 뿐입니다. 다만 추정이 사실이라면 지난 대선 경선 때 이대남 커뮤니티에서 홍준표에 대한 지지 여론이 몰린 여파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결론
한동훈이든 홍준표든 지금 시점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자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상당히 코어한 지지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이런 경향과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경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 사이에 어떤 이벤트가 벌어질지는 쉽게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금 수준에서는 다만 참고용으로, 각 경선 주자의 지지 기반을 확인하고 1차 컷오프 가능성을 대략 가늠해볼 수 있는 정도의 정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