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캄보디아 범죄단지 타격, 배후에는 한국이 있다

by 삼중전공생

현재 상황


12월 8일, 태국군이 캄보디아 국경을 돌파해 영내로 진입하면서 2025년 들어 다시금 두드러진 양국 간 국경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분쟁이 전면전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많은 점들이 함께 달라졌는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태국이 캄보디아의 '범죄단지'를 타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 '범죄단지'의 경제 활동이 캄보디아 GDP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외관상' 카지노 호텔 등인 민간 시설을 군사적으로 폭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무고한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키게 될 뿐만 아니라 국제법 위반의 소지 또한 다분합니다. 그럼 태국은 도대체 무엇을 믿고 중국을 뒷배로 끼고 있는 캄보디아를 이렇게까지 초강수로 몰아붙이는 것일까요?



이전과 달라진 한국 외교


2025년 8월 6일, 캄보디아 캄폿(Kampot) 주의 보코르 산(Bokor Mountain) 인근 도로변에 주차된 검은색 승용차 안에서 한국인 대학생 박민호 군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사인은 고문으로 인한 심정지 및 다발성 장기 손상. 현지 경찰과 한국 경찰의 조사 결과 박 군은 취업 박람회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에 입국하였다가 현지 범죄 조직에 납치 및 감금되어 탈출을 시도하거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심각한 고문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내 여론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한국인에게 매력적인 가성비 해외여행지로 익숙한 동남아에서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 '조직적인 납치와 감금 그리고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초기 실종 신고 당시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한다"며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캄보디아 경찰과 현지 영사 조력의 무능과 한계가 노출되자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과거 한국은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시하며 현지국과의 마찰을 피하는 '통상 국가'의 면모가 강했습니다. 이는 제가 이전에 '한국 외교의 특징: 생존형 실용주의' 게시글에서도 다룬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들끓는 국내 여론을 등에 업고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 작전을 주도하며 재외국민 보호에 있어 공세적인 대응을 결단했습니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도 한국이 해외에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투사한 적은 있었지만, 공해상이었던 그때와 달리 이번 한국의 작전은 엄연한 주권 국가인 캄보디아의 영토 내에서의 활동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태국의 '범죄단지' 타격 배후에 있는 한국


한국은 캄보디아 '범죄단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영향력 행사에 나섰습니다. 사실상 이 문제를 다룸에 있어 국제사회의 여론과 자원 투입을 주도하고 계획하는 수준에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단계와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1. 판 짜기: 외교력의 적극적인 행사를 통한 게임의 규칙 만들기

1-a. '코리아 데스크'의 설치


필리핀에서도 한인 대상 범죄를 예방하고 수사하기 위해 현지에 한국의 경찰력이 파견되는 '코리아 데스크(Korea Desk)'가 설치된 적이 있었지만 캄보디아의 경우와는 그 무게감이 다릅니다. 필리핀에서 벌어지는 한인 대상 범죄는 주로 필리핀 정부 경찰력의 통제를 벗어난 지역 폭력 조직 혹은 반군에 의한 경우가 많았다면, 캄보디아의 '범죄단지'는 캄보디아 정부의 묵인 혹은 협력 하에 이뤄지는 사실상의 '국가사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범죄단지'에 대한 수사는 필연적으로 캄보디아 정권의 실세들에게 닿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수사에 '외국'이 개입하는 것은 더 이상 돈이나 권력으로 사안을 뭉갤 수 없게 됨을 의미해 이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조치였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코리아 데스크'의 설치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한국이 그것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손목을 강하게 비틀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이 터진 직후 있었던 한국의 첫 번째 조치는 '코드 블랙(Code Black)' 발령이었습니다. 외교부는 포이펫(Poipet), 바벳(Bavet), 그리고 박 군의 시신이 발견된 캄폿 주 보코르 산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에 해당하는 '여행 금지' 조치를 전격 발령하였는데, 통상적으로 전쟁 지역(우크라이나, 예멘 등)에 적용되는 이 조치를 동남아시아 수교국 특정 지역에 적용한 것은 외교적으로 이례적인 초강수였습니다.


한국의 조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캄보디아 정권 실세들이 불법적인 돈벌이와 자국 내 영향력 행사의 기반으로 활용해 온 '프린스 그룹'에 대한 독자 제재를 사상 최대 규모(132개 단체, 15명 개인)로 단행했습니다. 이는 즉각적으로 프린스 그룹 관련 자금 약 912억 원이 한국계 은행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계좌에 묶여 동결되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한국 은행들이 현지 리테일 금융 시장에 깊숙이 침투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한국의 제재는 직접적인 파괴력이 막강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기관에 '레드 플래그(Red Flag)' 신호로 작용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한국처럼 영향력 있는 OECD 국가가 특정 그룹을 '범죄 단체'로 지정해 버리면, 글로벌 은행들은 프린스 그룹이 소유한 재산들을 '위험 자산'으로 분류해 거래를 중단합니다. 이런 식으로 프린스 그룹의 현금 흐름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돈줄이 마르면 프린스 그룹의 채권자들은 도산 위기를 감지하고 불안해 하기 시작합니다. 즉 그룹 자체를 붕괴시키는 '뱅크런' 사태가 터지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강력했던 압박 수단은 ODA 중단 위협이었습니다. 한국은 캄보디아의 주요 공여국 중 하나로, 2025년 기준 약 4,300억 원(3억 200만 달러) 규모의 ODA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ODA 중단 위협은 캄보디아 내 친중 성향 엘리트들이 운영하는 범죄 카르텔의 발언권을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들이 캄보디아 내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영향력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증발한 한국발 ODA 분량을 메우고 국내 혼란을 잠재울 방법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약소국인 캄보디아가 상대하기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인 한국의 체급은 너무 컸습니다. 한국은 캄보디아를 압박하기 위해 코드 블랙, 독자 제재, ODA 중단 위협, 국제 공조 등 가용한 모든 외교자원을 총동원하였고, 이는 캄보디아 정부가 끝내 한국 경찰청의 강력한 '코리아 데스크' 설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코리아 데스크'가 설치된 이상 '게임의 규칙'은 사실상 한국이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경찰청은 '코리아 데스크'를 통해 캄보디아 경찰과 함께 범죄 단지 내부 첩보를 수집하고 총책의 은신처와 자금 세탁 경로를 직접 파악했습니다. 부패하고 무능한 현지 경찰만 상대했던 범죄 카르텔들은 첨단 수사 기법으로 무장한 한국 경찰의 수사력에 제대로 대응할 새도 없이 무너져갈 수밖에 없었고, 한국 수사팀은 빠른 시일 내에 캄보디아 내 53개 대형 스캠 단지의 정확한 위치와 운영 구조 그리고 범죄 조직의 핵심 간부와 외국인 관리자 명단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1-b. '브레이킹 체인스' 회의 개최


2025년 11월 11~12일, 한국 경찰청의 제안으로 서울에서 개최된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 2025 글로벌 합동 작전 회의'에는 인터폴, 아세아나폴(ASEANAPOL),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같은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태국, 캄보디아 등 16개 공조국이 참여했습니다. 이 회의에서 한국 경찰청은 그동안 축적한 범죄 조직 데이터를 공조국 수사기관과 공유하였는데, 이는 캄보디아의 스캠 '범죄단지'를 '국제적 문제'로서 강력한 낙인을 찍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즉 이 문제에 관한 국제 사회의 여론과 관점을 철저히 한국에 우호적인 차원에 한정시킨 것입니다.


2. 행동하기: 대리전(Proxy Strike)의 설계와 실행


한국은 각국의 주권을 상호 존중하는 국제 사회의 관행을 깨고 '주권'의 상징인 경찰력을 타국의 심장부에 심어 범죄 카르텔을 직접 수사했습니다. 그 수사 결과를 국제 사회와 공유하고 공조함으로써 국제 사회 여론을 주도했습니다. 판은 모두 짜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이 문제를 한국 외교사에서 이제껏 찾아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다뤘습니다. 바로 제3국을 통한 대리전(Proxy Strike)을 시도한 것입니다.


태국은 캄보디아 범죄단지들이 밀집한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도 캄보디아와 오랜 기간 국경 분쟁을 빚어 왔습니다. 태국과 한국은 이 문제를 두고 이해관계를 공유하게 되었고, 두 국가의 외교 라인은 10월을 전후로 하여 빠르게 접촉하며 이 사안을 두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절묘한 타이밍 조율과 정보 협력인 것입니다.


12월 5일 '브레이킹 체인스' 작전의 국제 공조 수사가 성공적으로 발표된 직후, 태국군은 캄보디아를 상대로 군사 분쟁의 수위를 높여갔습니다. 그리고 분쟁이 전면전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시작한 일이 바로 '범죄단지' 폭격이었습니다. 태국군은 국경 도시 포이펫(Poipet)과 오스마치(O'Smach)에 위치한 특정 고층 건물을 타깃으로 F-16 전투기와 그리펜 전투기를 동원한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통상적인 국경 분쟁에서 전투기를 동원해 민간 시설(정확히는 카지노 호텔로 위장된 범죄단지)을 폭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의 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상사 발생으로 인한 국제적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미 국제 사회에서 캄보디아의 편을 들 국가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이 '브레이킹 체인스' 작전을 주도하고 UN 등 국제무대에서 캄보디아의 범죄 방치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주도함으로써, 태국의 군사 작전은 '불법적 침략'이 아닌 '파탄국가(Failed State)의 방치된 반인륜적 범죄를 대신 소탕해 주는 행위'로 포장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태국군이 타격한 표적들이 한국인 피해자들이 감금되어 있던 특정 범죄 조직의 본거지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도 한국의 개입 의혹을 뒷받침합니다. 특히 '가짜 카지노' 지붕에 설치된 전파 방해 안테나를 식별하고 정밀 타격한 것은 신호 정보(SIGINT)와 영상 정보(IMINT)의 수집 및 분석 능력 없이는 불가능한 작전이며 이는 해당 작전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의 정보 자산 지원이 있었을 수 있다는 추정을 가능케 합니다. 즉 현재 한국은 '코리안 데스크'와 '브레이킹 체인스' 작전을 통해 확보한 범죄 단지의 좌표와 내부 구조 정보를 태국군과 공유함으로써, 자국민에게 인명 피해를 입힌 조직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작전을 은밀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한국 외교는 중대 분기점에 섰다


한국은 박민호 군 사건을 계기로 자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상대국의 주권을 우회해서라도 물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보호 국가(Protective State)'로 진화했습니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이 아니더라도, ODA 중단 위협, 코드 블랙 발동, 금융 제재와 정보 자산의 무기화와 같은 가용한 모든 국력을 총동원한다면 약소국 정부를 압박하고 제3국을 조종하여 제한적인 이슈에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한 것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큰 성과는 한국 외교의 고질병인 '의기소침한 무기력증'이 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프린스 그룹에 대한 독자 제재는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의 금융망을 마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성공적으로 기능하는 한국-태국 공조 모델은 향후 한국이 아세안 지역에 영향력을 투사할 때 참고가 될만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고, 이는 이 지역의 다른 '범죄 허브' 국가들인 라오스나 미얀마 등에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한국은 생각보다 자신의 힘이 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국의 영향력이 강한 캄보디아 내에서 '법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명분으로 중국계 자본(프린스 그룹 등)을 타격한 것은, 미·중 갈등 사이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룰 세터(Rule Setter)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세력에 대해 직접적인 '집행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외교사적 성인식이라고 할만합니다.


한국이 이 역량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비교적 유능한 이재명 정부였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는지는 아직 불명입니다. 그러나 한번 힘을 확인한 이상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국력 체급으로 국익을 관철하려는 시도는 더 잦아질 개연성이 큽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한국에게 이득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이 더 이상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대리인'이기만 하지는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게 된 사실일 것입니다.



참고 자료


https://thediplomat.com/2025/11/south-korea-wakes-up-to-southeast-asias-ballooning-scam-industry/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595244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606849

https://www.visiontimes.com/2025/12/18/border-clashes-between-thailand-and-cambodia-expose-chinas-human-industry-network.html

https://thediplomat.com/2025/12/the-cambodia-thailand-conflict-can-chinas-influence-tip-the-scales/

https://thediplomat.com/2025/05/how-china-has-responded-to-southeast-asias-scamdemic/

https://www.visiontimes.com/2025/12/20/advanced-chinese-arms-in-cambodia-raise-alarm-as-thailand-launches-airstrikes.html

https://www.aa.com.tr/en/asia-pacific/thailand-says-will-not-be-pressured-into-disadvantaged-position-at-asean-meeting-on-conflict-with-cambodia/377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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