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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의 인간군상들

우리의 모습

by megameg

헬스장의 인간군상들


몇 가지 스타일로 나눠보자.

1. 아득바득 진짜 열나게 얼굴 벌~개지면서 열심히 운동에 집중하는 부류.

일명 work hard style --아주 바람직한 군상들이다.

나도 여기에 속하려 애쓴다. 운동도 집중해서 열심히 할 때 효과를 보게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 몸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어떻게 할 때 내 근육이 스트레스를 받아 운동이 되는지 극도로 집중하려 애쓴다.

함 살 빼 볼끼라고, 함 근육맨 되볼끼라고.

살짝 가엾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우짤낀데!" 라는 찬물 끼얹는 망언이 튀나올라 한다.

사실 난 이도 저도 아닌 틈새 부류라고나 할까!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한 나머지.

세트 간 쉬는 시간에, 또 안간힘을 쓰는 중간에, 눈에 들어오는

이들이 재밌는 나머지.


2. 운동기구 앞의 거울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부류.

--일명 princess style --

대부분 젊고 날씬한 아가씨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운동하러 와서는 기구 앞에 있는 거울 들여다보며 얼굴 다듬고 옷매무새 다듬고 얼마나 이쁜지 확인하며 안심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겠지!? 전혀 얼굴에 변화도 없다. 전혀 땀도 안 흘린다. 땀 흘리는 것을 싫어하는 건지?!

어쩌면 너무 말라서 근육힘이라도 키워보려고 온 것은 아닌가 착각을 했었지만,

글쎄?! 그렇게 운동을 해서야 어디~??!!

보통 근육운동으로 적당한 무게로 조절한 후 10~15번씩 하고 3세트를 하라고 한다.

근데, 그건 쫌, 아니지 않나?!

한 번은 신기하기도 하고, 기도 막혀서, 쳐다보다가 째려봄을 당한 적이 있어서 안 보려 해도 자꾸 보인다.

-- 니나 잘 하세요!! 들켰다. 넵!!


3. 이야기꾼들. 일명 talkative style

-- 보통 튼실한 40~50대 아줌마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운동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기구를 서너 번씩 깨작거리다 만다.

수다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지?! 음악 소리보다 목소리가 더 크고 입이 쉴 새가 없다.

햐아 '저렇게 하고도 운동한다고 오네!'싶다.

“ 이따 몇 시까지 나와!”! 그러면서 샤워장으로!

헐, 아직도 할 얘기가 남았나 보다.

니나 잘 하세요! 넵!!!


4. 모델인가? 하고 다시 보게 만드는 이뿌게 운동하는 부류

일명 model style.

- 대부분 날씬한 젊은 아줌마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원! 투! 원! 투! 러닝머신에서 마치 모델이 런웨이 워킹 연습하는 듯.

머리 어깨 엉덩이가 다 따로 돌아간다. 전생에 모델이었나?!

스탭 머신에서도 역시나 원! 투! 원! 투! 머리 어깨 엉덩이 다 따로 따로다.

이뿌게 박자 맞춰 손도 흔들면서. 원! 투! 원! 투!

무지 재밌다. 보는 맛이 있다. 절로 미소가 머금어져 킥킥거리다가 누가 보는 듯해서 머쓱해진다.


5. 먹이를 찾는 사자처럼 어슬렁거리며 기구 하나를 얼른 낚아채서 쫌 하다가 다시 어슬렁거리는 부류. 일명 lion style.

-키 큰 중년의 남자들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뭐 아득바득 해봤자, 뭐 그렇지! 뭐!!! 라는 생각들이신지?!

‘뭐 대충 하면 되지 뭘 그렇게 질질 땀 빼가면서까지 하나?! 참 사람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삐직 삐직 땀은 내는 듯. 민소매 입은 등줄기에 땀이 살짝 묻어 있다.

심드렁한 40~50대 아자씨들.


6.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족운동을 하는 부류들

-- 일명 noble style. aristocratism-


귀족 기질이 있나???!!

책 들고 편안하게 기대앉아 느긋하게 슬렁슬렁 자전거 패달만 돌린다.

princess style이 여기에도 속하게 될 듯.

몹쓸 병이다. ㅉㅉㅉ 본 건 있어 게지구.

뒷통수가 눈에 밟히는 건?! 짜슥덜!!

진짜 열심히 하는 부류의 군상들은 핸들 잡고 땀 뚝뚝 흘리면서 얼굴에 열이 올라 벌개지며

백 미터 달리기 하듯이 죽어라 패달을 밟는다.

그러나, 이 부류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우아하게 아름드럽게.

어디까지나 noble스럽게.


이렇게 다양한 군상들이 여기에도 있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그것에 열중하고 집중할 때 제일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니겠지만도.

흠!! 그렇지만도 각자 나름의 의미를 갖고 나왔을 테지.

어째든 인간들은 재밌다~!

우리에겐 모두 다 재밌는 모습들이 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자기만족에 사는,

그러니 누가 뭐라겠는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 담에야!!

‘니나 잘하세요?!’라고 하면 ‘할 말 없음’이다.

인간 화이링이다~!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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