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는 상가 뒤편에 있습니다(2)

실제 북어가루가 들어가는데 괜찮으세요?

by 해무



북어위크. 일주일에 한 번 책을 읽으며 나만의 시간에 집중한다는 뜻을 가진 작은 카페다. 북어라떼, 북어가루, 북어키링, 북어뱃지 등등 BOOK A WEEK의 언어유희로 '북어'가 마스코트. 두 번 정도 방문했을 때 그 뜻을 알았다. 아..! 하고 찾아온 나만의 작은 깨달음. 어찌나 북어에 진심인지, 북어라떼에는 실제 북어가루를 첨가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미리 기호를 물어본다.


'실제 북어가루가 들어가는데 괜찮으세요?'


카페라고 하기엔 꽤나 좁은 공간. 북어가 사방에 진을 치고 있고, 책방인 것 같은데 책은 많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은 온통 뒤집혀 있으니 의문스러운 점이 많은 카페였다.



4개월 전의 비어있던 책장과 달리 이제는 책장 한가득 여러 권의 책이 종류별, 색깔별로 채워져 있고, 좁은 공간엔 손님들이 드나들며 뒤집힌 책의 인덱스를 보고 페이지를 펼친다. 책장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는데, 책장지기와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가만히 보면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독서를 좋아한다. 우리나라 독서 인구는 다 여기에 있나 싶을 정도로.




'내가 진짜 빵을 만든다고?'

'매일 아침에 시간이 어디 있다고 커피 맛을 맞춰?'


북'카페'인데 빵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북'카페인데 커피에 놀라울 정도로 진심이다. 쏟아지는 모든 의문을 잠재우는 방법은 직접 해보는 거다.



저가 프랜차이즈에서만 근무하다가 개인카페에서 일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냉동 생지만 구워서 팔다가 직접 반죽부터 빚으려고 하니 어안이 벙벙했다. 다들 유형이 다른 카페에서 일하는 건 어려울 거라는 말을 하는 이유가 있었다. 속도와 양이 생명인 저가 프랜차이즈에서 기계처럼 샷만 뽑다가, 조금은 늦더라도 정확하고 맛있는 음료를 내어가는 곳에서 일을 시작하니 속도에 대한 비효율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을 텐데,라는 습관을 버리는 게 가장 오래 걸렸다.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샷 내리는 법부터 다시 배웠다. 북어위크라는 공간에 맞는 옷을 갖춰 입는 게 우선이었다.



아무리 경력이 있더라도 정성과 낭만이 함께하는 이곳에서, 단순히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마음으로 일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이 일에 진심이 되어야 했다. 직원이 되어야겠다는 결심. 스태프로서 일하겠다는 마음. 설렁설렁 일하지 않고 먼저 일하고 있는 이들처럼 진심이 되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조금은 익숙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즐길 줄 아는 법을 터득하려고 노력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한다. 내게 주어진 4개월은 적응의 시간이었다. 누가 대신해주지 않고, 없애주지도 않는 일을 처음부터 시도해봐야 한다. 적응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서 직접 나아가야 한다. 1분 1초를 몸을 부딪히며 살아가야 하니 결국엔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이젠 여유도 조금 부리고, 바쁜 와중에 손님 응대도 제대로 할 만큼의 배짱이 쌓였다. 아직도 주문이 몰리면 눈물 닦는데 50분이지만 말이다. 머릿속에서 극성을 부리는 불안이의 난동을 잠재우기 위해서 오늘도 꼬박꼬박 출근한다. 북어 간판의 불을 지피면, '북어위크' 속 분주한 하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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