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보내세요

친절은 사람을 타고

by 해무



듣기 좋은 말. 북어위크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 사장님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좋은 하루 보내세요'이다. 매장을 떠나는 손님에게 건네는 배웅의 말. 하루를 응원하는 친절이 담긴 인사. 예상치 못한 친절은 예상치 못한 기분을 준다. 떠날 때까지 기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내게 남은 하루가 정말 좋은 하루일 것만 같아 고마웠다. 가벼운 말 한마디가 남은 하루를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는 걸 깨닫고는 문득,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엔 저가 프랜차이즈에서 일하고 있었다. 나름의 단골손님들이 있고, 바쁘고, 또 바빠서 정신이 없는 곳. 음료를 만들어내기에 급급한 곳이었다. 정신없이 주문을 받고 내보내는 와중에 자주 오던 단골손님에게 한 마디를 건넸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뜻밖의 말을 들었다는 듯이 웃으며 떠난 손님은 다음날 내게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똑같은 인사를 선물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예상치 못한 맞인사에 멈칫하고 있을 때 손님은 저 멀리 떠나고 있었지만 나와 손님이 입꼬리가 잔뜩 올라간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는 걸 주변 사람들은 알았다. 이렇게 부드럽게 돌아온 인사라니. 그 가볍고도 놀라운 순간을 몇 번이고 되짚었다. 친절은 흐를 수 있다. 사장님에게서 시작된 친절은 나에게로, 나의 친절은 손님에게로 흘렀다. 내가 받은 친절을 누군가에게 전달했을 뿐인데, 기대하지 않았을 때 되돌아온 친절이 준 울림은 남달랐다.



북어위크에서는 사장님의 예상치 못한 친절이 흐르고, 때로는 손님들에게서 되돌아온 친절을 받곤 한다. 웃음을 담은 인사, 애정이 담긴 손편지나 꽃다발 같은. 짧은 문장 하나가 줄 수 있는 기분 좋은 울림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작게 시작된 친절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사장님과 카페에 휘감긴 사람 중 한 명이다. 휘감기다 못해 꽉 잡혀서, 직원까지 되어 받은 친절을 되새기고, 되풀이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늘 그렇듯, 보람차거나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만 아주 많은 순간 나의 친절이 손님들에게 닿을 때가 있다는 걸 분명히 안다. 되돌아온 친절을 느낄 때면 아, 용기 내어 건네길 잘했구나 싶다. 오늘의 보람을 다 채운다. 괜히 실실 웃음이 난다.



그렇게 오늘도 음료를 만들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소금빵을 만들면서 하루치 듣기 좋은 배웅을 건넨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당신의 남은 하루가 조금 더 밝아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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