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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길을 지나면_2

by 아를 Mar 24. 2025

두 번째 상처의 길_ 교회


26살에 나는 한 가지 선택을 했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었고 그래서 교회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은 예상했던 곳과 달랐다. 나의 상태는 얼이 빠져있었기에 현명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태였다.


우선 나는 총 2번의 이단 교회를 경험하였다. 지금 이야기하는 곳은 2번째이다.


​나는 몸이 자주 아파서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곤 한다. 하필이면 이 교회를 지나야 치료받을 한의원이 나온다.


많고도 많은 한의원 중에 이곳이 내게 가장 잘 맞는 의원이었기에 갈 수밖에 없었다.


​이 교회는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성도들이 병들어 있었다. 정확히는 영혼이 병들어있었기에 나는 그곳에서 영적 학대를 받았다.


이 교회를 바라보면 마음 깊은 곳 상처가 올라올 듯 말 듯 머물지만, 외면해 보며 한의원으로 넘어간다.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면 막혔던 혈이 뚫어지는지 소화도 잘되고 두통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 그래서 나는 이곳을 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지나가야 한다. 


그 교회를 지나며 나는 점점 더 많은 질문을 품게 되었다. 내가 여기서 무엇을 배우고 있었는지, 이곳에서 찾으려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나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교회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위로와 사랑이 아닌, 끊임없는 의심과 불안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교회를 떠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떠나면 그 모든 것들이 다 무너질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곳에서 얻은 상처조차 내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걸 떠나고 싶지 않았다. 어떤 상처도 나를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기에 나는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한의원에서 몸과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나는 내 몸이 어떤 방식으로든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몸이 아프다는 건 그저 육체적인 고통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내면도 역시 치유를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육체가 회복될 때, 나는 점점 내면도 회복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교회에서 느꼈던 영적 학대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조금씩 나를 도왔다. 내가 지나온 길이 다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그 길을 통해 조금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상처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나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배웠다. 우리는 상처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상처가 끝나면 반드시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 새로운 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 믿음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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