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역사: 삶의 길잡이

여러분들은 ‘역사’라는 것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저는 스스로 역사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역사 관련 유튜브 콘텐츠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저는 잘 때 ‘벌거벗은 세계사’를 틀어놓고 잤습니다. 저번주에도(2025.04.16 ~ 2025.04.19) 여동생이랑 둘이서 상하이를 갔다 왔는데,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남은 데이터로 ‘황현필한국사’를 다운받고 그것을 보면서 비행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저에게 ‘역사’란 아는 것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제가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돌아가신 엄마의 영향이 매우 컸던 것 같습니다. 저의 엄마께서는 학창시절 ‘역사교사’나 ‘박물관 큐레이터’를 꿈꾸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학력고사를 잘 치지못하셔서 ‘재수는 절대 없다’는 할머니의 말씀으로 엄마는 사범대 진학을 포기하셨습니다. 그것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엄마께서는 여행을 가게되면 박물관, 미술관, 유적지 등과 같은 곳을 많이 데려가셨습니다. 솔직히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그런 곳은 아니었지만 저는 그 시간이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여행 덕분에 학창시절에 많은 이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한국사를 공부할 때 였습니다. 엄마의 꿈이 역사 관련 쪽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께서는 유독 저랑 여동생이 역사를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냉정하셨습니다. 그것에 대한 영향으로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하 ‘한능검’으로 지칭)을 여름방학에는 중급, 겨울방학에는 고급을 반 강제적으로 따게 되었습니다. 한능검 자격증을 취득하였지만 당시에는 한국사에 큰 흥미가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보고 경험했던 유적지들과 유물들이 역사 교과서에 나오고, 한능검으로도 많은 내용을 공부하였기 때문에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어느 시험에서든 역사와 관련된 과목은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제가 중학교 3학년에는 역사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에서 오셨는데, 한국사를 엄청 어렵게 출제하셨습니다. 저희 학교가 특별히 좋은 학군에 위치하지 않았고, 한국사가 주요 과목이 아니어서 학생들의 노력의 부재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그 선생님의 수업만 들으면 지금 절대평가의 쉬워진 수능 한국사와 한능검에서 원하는 성적을 받을 수 있을 수준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당시 조선후기 파트부터 선생님께 배웠고, 한 날은 선생님께서 그해 출제되었던 수능 시험지를 들고 오셨고, 저에게 우리가 배웠던 파트만 풀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중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수능 한국사는 ‘서울대를 위한 한국사’였습니다. 당시에는 서울대를 희망하는 인문계열 지원자들은 한국사 응시가 필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한능검을 다 땄기 때문에 쉬웠을수도 있지만, 그 파트는 심도 있게 공부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로지 당시 역사 선생님의 수업을 토대로 풀었었습니다. 이것을 풀고 다 맞자 선생님께서는 ‘수학 교사하지 말고 역사 교사하는게 좋지 않겠니?’라고 진담반 농담반으로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저도 웃으면서 수학 교사를 하고 싶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마음 한편에는 좋아하는 수학 교사를 할지, 아니면 잘하는 역사 교사를 할지에 대한 딜레마는 항상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학교육과 진학을 목표로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였으나,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 전체적으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서 제가 목표로 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수학교육과에 진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수학에 대한 벽으로 인해서, 저는 문과로 가기로 결정하였고 ‘역사교육과’를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수능 한국사 필수 등으로 인해서 ‘역사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역사관련 과의 입시 경쟁률이 높아지게 되면서 저는 현역에는 입시를 실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재수를 하게 되었지만, 재수했던 해 수능마저 영어를 잘 보지 못해서 의도치 않게 역사교육과가 아닌 ‘영어교육과’에 진학하였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한동안은 역사와 관련된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학원, 과외 등으로 학교 마치면 매일 쳇바퀴 같이 똑같은 삶을 살면서 바쁘게 살았습니다. 간혹 가다가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봐도, 영어 회화를 위한 ‘모던패밀리’, ‘지정생존자’, ‘셜록’ 같은 드라마 정도만 봤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황현필한국사’를 알게 되면서 입시의 역사가 아닌 교양으로써의 역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재수할 때 공부하기 싫을 때 다양한 한국사 강사들의 강의를 들었지만 황현필 강사님의 강의는 듣지 못했어서 호기심으로 들어보았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인물간의 이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입시로써의 ‘한국사’가 아니라서 부담없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영상을 보다보니, 저의 유튜브는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으로 역사 관련된 영상들이 많이 뜨게 되었고, 한국사뿐만 아니라 세계사도 많이 뜨게 되면서 하나씩 보기 시작하였고, 지금도 꾸준히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과 겉핥기식의 지식이 있을 뿐 심도 있는 역사를 잘 알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역사에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 하나씩 공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역사는 진부하다’, ‘과거의 일에 대해서 알아서 뭐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공부하면서 저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저의 가치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이 역사를 많이 공부했다고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된 가치관을 형성한다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역사를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깨우치게 되면서 그것이 결국 영향을 미쳐 저의 가치관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에 저는 누구보다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생각보다 왜곡된 역사를 접하기는 매우 쉽습니다. 한국사의 경우 검인정교과서를 채택하였기 때문에, 다양한 출판사의 시선으로 쓰인 한국사 교재들을 가지고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도 결국은 정권마다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당시에 박근혜 정부는 ‘국정교과서’를 채택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저는, 친구와 함께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만들어서 남포동 한가운데서 피켓 시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몇분들은 저에게 멋있다며 응원을 해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용두산 공원으로 옮겨서 피켓 시위를 하자 어떤 어르신 한분께서는 ‘너가 역사에 대해서 무엇을 아냐?’라고 시비투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대담하고 위험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의 성지의 한군데인 ‘부산’에서 그리고 그러한 중심지에서 그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학생이었던 신분으로 대담하게 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만약에 또 그런상황이 발생한다면 저는 10년전의 저처럼 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한 행위를 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그 본질에 대해서는 떳떳하고 자랑스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가 말하길, “과거를 잊어버리는 자는 그것을 또다시 반복하게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연산군이 무오사화 때 사관의 기록인 사초를 읽어보고 사관들을 대거 숙청하였다가, 그 뒤 중종반정으로 인해 쫓겨난 것과 비슷하게, 결국 박근혜 정부도 국정교과서가 결정적인 계기는 아니었지만 복합적인 문제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채 탄핵이 되고 말았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한 E. H. 카가 말하길,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역사를 과거의 한 사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서 지혜와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과거의 잘한 것에 대해서는 답습하는 것이 옳고,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반면교사로 삼아서 반복되는 일을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러 사회적, 정치적 측면에서 혼란스러운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과연 우리의 선조들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을지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저 또한 최근에 출간한 황현필 강사님의 ‘황현필의 진보를 위한 역사’를 읽으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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