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좌충우돌 회사 생활 2
세상은 언제나 빠르게 움직인다.
도시의 시간은 쉼 없이 흐르고,
사람들은 목적지를 향해 뒤도 안 보고 달린다.
성과를 내야 하고, 뒤처지면 안 되고,
멈춘다는 건 곧 실패처럼 생각하는 세상이다.
그 속에서 나 역시 쉼 없이 달려왔다.
늘 계획을 짜고, 회의에 매달리고,
결과를 내기 위해 애쓰며
쉼 없이 문장을 써 내려가는 작가처럼,
단 한 번도 마침표나 쉼표를 찍지 못한 채
내 삶을 몰아세웠다. 잔인하도록.
그러다 문득,
숨이 찬 순간 나는 내게 물었다.
“왜 이렇게 지친 걸까.”
쉼표, rest.
음악 속에서도 모든 소리가 멈추는 순간이 있듯,
삶에도 멈춤이 필요하다는 걸
번아웃(Burnout)이 된 다음에야 깨닫게 되었다.
쉼표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 삶도 그렇다.
달리고, 이루고, 앞서가기 위한 삶만으로는
어느 순간 고요한 멜로디를 잃어버리고 만다.
삶에는 반드시 쉼표가 있어야 한다.
그 쉼표는 멈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아름답게 이어가기 위한 숨 고르기다.
일상 속 쉼표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늦은 밤 조용히 켜둔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그 순간,
누군가의 말에 말없이 귀를 기울이는 짧은 침묵 속에서
우리는 삶의 박자를 조율한다.
나는 한때 쉼 없이 일했다.
성과, 속도, 경쟁이라는 이름 아래
쉼표 없이 달린 문장처럼 숨 가쁜 나날을 보냈다.
그때는 쉼이 두려웠다.
‘멈추면 뒤처진다’는 강박이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어느 날, 너무도 단순한 이유로
내 몸과 마음이 “이제는 쉬어야 한다”라고 말해왔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지속 가능성은 쉼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쉼은 도피가 아니라 회복이고,
멈춤은 포기가 아니라 준비임을.
쉼표가 주는 깊이와 아름다움
자연도 쉰다.
겨울엔 나무도 잎을 떨구고,
강물도 얼어붙은 듯 조용해진다.
하지만 그 안에는 봄을 준비하는 생명이 꿈틀댄다.
모든 존재는 잠시 멈춤으로
다음 계절을 맞이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 마음에 쉼표를 찍어야
그다음 문장이 제대로 써진다.
문장이 쉼 없이 이어지면 읽는 이도,
쓰는 이도 숨이 막히고 만다.
한 걸음 멈춰 설 때,
비로소 나는 나의 속도를 회복한다.
오늘도 나는 내 하루에 쉼표를 하나 찍는다.
그것은 아주 짧은 산책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일 수도 있다.
혹은 누군가에게 보내는 따뜻한 안부 한 줄,
스스로를 다독이는 한숨 하나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여전히 분주하지만,
나는 안다.
모든 음악이 쉼표로 완성되듯,
모든 인생도 쉼표로 깊어간다는 것을.
그러니 이제는 서두르지 말자.
멋진 인생이란, 빠르게 사는 것이 아니라
제 박자에 맞게
멈추고, 숨 쉬고, 다시 나아가는 것.
그렇게 한 줄의 삶을
아름답게 써 내려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