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남카(남편카드)
잠시 일을 할 때였습니다.
걸어갈 거리는 아니어서 아침에 회사에 갈 때는 아버님께서 태워주시고 올 때는 회사 동기가 태워줬어요.
2년 남짓 그러다가 남편이 차를 하나 사서 타고 다니는게 어떠냐고 합니다.
아... 운전은 정말 피할 수 있으면 끝까지 피하고 싶었던 것이거늘...
면허만 간신히 따 놓은 상태였는데 결혼하면서 남편이 준중형차를 사줬어요.
운전도 되게 못하고 어디 운전해야 할 일이 있으면
너무 불안하고 걱정, 근심, 시름이 한가득.
스트레스가 커서 운전을 끊었습니다.
안 타는 차를 계속 둘 수가 없어서 남편은 자기차를 팔고 제 차는 남편이 타게 되었어요.
이런 상황에 남편이 차를 사라고 합니다.
“그럼 경차, 중고차로 사주세요. 그래야 마음이 편하겠어요.”
“여보, 안 그래도 지금 우리 형편으론 그래야 해요”
에~~
그리고 며칠 후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남편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 여보, 흰색 모닝 괜찮아요? ”
“ 네? 네 괜찮아요 ”
“ 넷, 알았어요 ”
“ ?? ”
퇴근시간이 가까울 무렵 또 전화가 옵니다.
“ 여보~ 퇴근하고 주차장으로 오세요. 여보 차 사왔어요 ”
에헤~~?!
일 마치고 주차장에 가 보니
정말 흰색 모닝 옆에서 남편이 환하게 웃으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 푸하하 아니 여보 뭐에요~
아무리 중고차라도 그렇지. 원래 이렇게 금방 사오는 거에요?
무슨 편의점에서 음료 골라 사오는 것 같아요 ”
“ 오래 걸릴 일 있나요. 인터넷으로 골라보고 직접 가서 딱 사오는 거죠 ”
집 가까운 중고차 매장에서 사왔다고 합니다.
차를 보고 놀란 것보다 이렇게 빨리 사 온 것에 더 놀랐습니다.
와 근데 차 너무 근사하다. 여보 너무 좋아요~~
하얗고 깨끗한 모닝은 너무 귀엽고 예쁩니다.
“ 여보 한번 타보세요 ”
문을 열고 앉아 문을 닫아요. 차문이 경쾌하게 잘 닫히네요.
와이퍼도 돌려보고, 깜빡이도 켰다 껐다 해 봐요.
의자도 뒤로 밀었다가 당겨보고 뒤로 젖혀봅니다.
우왕~ 여보 너무 좋아요!!
이 차 타니까 막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요.
시트나 핸들이 반질반질 윤이 나는게 중고라도 새차 같아요!
여보 정말 고맙습니다~~~
남편에 대한 고마움과 새차의 기쁨을 안고 시동을 켜고 출발해 볼까요?
“ 여보 안전벨트 꼭 하세요. 제 차는 최첨단이어서 안전벨트를 안 하면 시동이 안 걸립니다. 그럼 출발~ ”
차 얘기가 나온 후 남편이 운전연수를 몇 번 해 줘서 무사히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 여보~ 차를 사달라고도 안했는데 이렇게 차도 사주고 정말 고마워요 ”
“ 에이 이 정도야 뭘요. 참! 여보 이것도 받으세요 ”
하더니 남편이 지갑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서 제게 줍니다.
오잉 ??!!!
아니 이것은 말로만 듣던 남카??!!
“ 아니 이게 뭐에요?
여보! 저한테 차도 사주더니 이제 카드까지 주는 거에요?
저도 그 말로만 듣던 남카, 남편카드 쓰는 거에요?? ”
하도 놀래서 말이 빨라지며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아,,,,, 정신차리고 잘 보니 작게 써 있네요. 에쓰오일 보너스 카드
헤헷 그래도 고맙습니다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