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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아내의 전형적인 여포짓

미용실에서 뺨맞고 집에 돌아와 여포짓하는 여포아내

by 여포아내

늘 다니던 미용실에서 파마를 했습니다.

“C컬 펌으로 해주세요”


단발 길이이기 때문에 귀밑으로 귀엽게 컬이 들어가 있기를 기대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샴푸를 하고 드라이를 마치고 보니

머리 아랫부분만 컬이 있어야는데

이건 머리숱 전체가 엄청 부풀어 있는 거에요!


아니 이게 뭐야! 이건...

이건 그냥 삼각김밥이잖아 !ToT !!


❛ 분명 C컬이라고 했는데, C를 S로 잘못 들으셨나? ❜


미용실 원장님은 제 얼굴빛을 보시고는

“ 머리를 C컬로 하면 나중에 머리가 길어서 그 부분 잘라내면 펌이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S컬로 했어요.

S의 아랫부분 C를 잘라내도 윗부분 C는 남아 있잖아요.

파마 오래가게 해줄려고 S컬로 했어요 ”


아니 이게 무슨!


긴머리이면 사자머리 파마를 해도 풍성해 보이고 예쁘죠.

결혼 전 남편과 만날 때 그 머리 덕분에 결혼할 수 있었던 고마운 스타일이었어요.

하지만

귀밑 아래 단발머리를 그렇게 해 놓았다가는

지금 제 머리처럼 된답니다.

버섯모양? 아니 진짜 삼각김밥이 됩니다.


잘못 알아들은 것도 아니고

C로 들었건만 S로 머리해준 우리 미용실 원장님


하지만 제가 왜 여포아내겠어요.

집에서만 남편과 아들에게 큰소리 치는 여포일뿐

밖에서는 할 말도 잘 못하는 여포아내는 그저

“ ..네... ” 하고 계산 잘 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미용실을 나오자마자 머리끈으로 머리를 최대한 묶어요.


❛ 원장님이 왜 그랬을까? ❜

❛ 미용실 두 번 올 것을 한 번만 오게 하려고, 그래서 내 돈 아껴주려고 그랬나? ❜

❛ 휴,,, 내가 직접 하는 일이 아니고 남의 손에 맡기는 일이다 보면 이런 일도 겪는거지... ❜

체념하며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며 이 머리를 어쩔꺼나하고 있는데

그때 남편과 아들이 함께 들어왔습니다.



“ 저 머리 했어요 ”

“ 에헤?? 여보, 머리가... 머리가 사..삼각형이에요? ”

모범답안자판기인 남편도 제 머리를 보고는 충격을 받았는지 에러가 발생했습니다.

“ 삼각형요? ”


웃음이 너무 나왔지만 꾹 참아야 합니다.

훈련 조교처럼 임해야 합니다.


“ 여보 다시 말해 보세요. 제 머리가 어떻다고욧? ”

“ 아,, 예,, 예뻐요. 귀....귀.. 귀여워요! ”

“ 땡! 틀렸어요. 그 2초간 머뭇거림은 뭐지요? 다시욧! ”

“ 네, 예뻐요! 귀여워요! ”

좋아요 통과! 다음 한별이!


엄마가 머리 했는데 어떻다고?!

“ 야 말 잘해라~ ”

“ 왜에~ 엄마 머리 예쁘기만 하구만. 엄마 머리 예뻐요 ”

“ 진짜? 아유 역시 우리 한별이가 최고야. 한별아 고마워 ”

“ 저놈 사회생활 잘 하는 거봐 ”

“ 여보도 다음에는 보는 즉시 망설임없이 예쁘다고 해주세요. 알았죠? ”

" 넵! 알겠습니다 ! "



네 오늘도 여포아내는 집에서만 활개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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