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는 공고일로부터 6개월 전까지 자퇴를 했어야 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진다. 나는 애매하게 6개월을 채우지 못해서 지난 4월 검정고시는 패스했다.
그리고 다가온 것이 바로 올해 8월 검정고시. 이때까지 난 정말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공부를 1도 안 하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근거가 있긴 하다.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은 학교에서 다 들었기 때문에 시험 3, 4개월 전에 시작해도 문제없이 수월할 것 같았다. 하지만 몇 개월 전에 사고 처박아놓은 대비 문제집과 기출문제를 풀고 나서 확실히 깨달았다, 내 생각이 짧았다는 걸.
문제 자체는 쉬운 게 많았지만 막상 개념이나 공식 같은 게 머릿속에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뜬금없지만 고등학교 다닐 때 열심히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께 조금 죄송해졌다.) 백지상태로 풀려니 기본 문제에서 막히는 과목이 많았고, 예상과는 다른 처참한 결과에 심란해졌다. 혼자 독학으로 하다간 또다시 풀어질 것 같아서 나는, 검정고시 관련 도움 받을 방법을 찾다가 꿈드림에 등록하기로 결정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꿈드림은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복지 시설이다. 당연히 검정고시 같은 학습 지원 말고도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마련되어 있다.
사실 꿈드림에 관해선 자퇴 ppt를 만들 때부터 알고 있었고, 자퇴 후 줄곧 등록을 고민했으나 계속 날짜를 미뤘다. 이때에도 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던 거다, 검정고시든 다른 뭐든 간에 그곳에 등록하지 않아도 혼자 알아서 잘할 거라는. 두 번째 이유는 약간 찌질하다. 등록을 하려면 내 쪽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그게 좀 걸렸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 8월 검정고시로 인해 나는 궁지에 몰려졌고, 결국 난 센터에 전화를 드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어찌어찌 잘 다니고 있다.
센터에 간 이후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고 있다. 처음엔, 원래 절대로 하지 않았던 상담을 여전히 하고 있고, 지금은 '성별과 나이가 제각각인, 초면인 사람들'과 검정고시 대비반 수업을 같이 듣고 있다. 평소 내 성격이었다면 무조건 회피했을 것이다. 용기를 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혼자 우중충하게 방에 틀어박혀 있기보다는 지금이 더 건강해졌다고나 할까. 주위 풍경을 보며 거리를 걷는 날도 많아졌다. 자퇴를 하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막막하다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꿈드림 센터에 등록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P.S
자퇴 전, 후 저의 이야기를 쓰던 여느 자퇴생의 삶 글이 어느새 현재진행형 시점이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는 큰 틀에서의 제 얘기 말고 짤막한 에피소드나 자퇴 관련 저의 생각, 팁 위주로 글을 쓸 것 같은데, 마땅한 소재도 없고 요즘 (선택지 소설 쓰고 검고 공부에 기타 여러 가지로) 전보다 바빠져서 연재를 잠시 쉬어야 할 것 같아요. 이래놓고 중간중간 글을 올릴 수도 있고 휴재가 길어지면 아마 검고 시험이 다 끝나고 돌아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봐주신 분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