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자연의 가르침

by 최빛글

주말이면 어김없이 오르는 봉화산 둘레길.

동천길을 걷는 것과 산을 오르내리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은 우리 부부 일상의 큰 ‘활력소이자 즐거움’이다.

날씨가 무척 쌀쌀한데도 이를 마다하지 않고 아내는 산에 갈 준비를 서둘렀다. 아내는 3년 전에 35년여의 직장생활에서 벗어났다. 지금은 건강과 취미, 경제공부와 책 읽기로 생활을 엮는다. 내가 아직 직장에 다니고 있는 터라 평소에는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동천길을 따라 걷는다. 주말에는 ‘나이가 들수록 하체 운동에 신경 써야 한다’는 아내의 말에 따라 봉화산에 오른다.

점심을 먹고 오후 2시경 출발했다. 겨울엔 추워서 왕복 2~3시간 정도의 거리라면 하루 중 가장 따뜻한 한낮에 산에 가는 것이 좋다.


주말 산행은 도시의 그 계산적인 삶에서 벗어나 농부의 진리를 되찾는 것처럼 차분하고 평온하면서도 신선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오르막, 내리막길에 돌멩이, 돌부리, 낙엽과 나무뿌리가 있어 자칫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

긴장하는 건 순간일 뿐이다. 이내 싱그러운 산 내음에 흠뻑 취하고 만다. 작은 바람과 함께 실려 오는 숲의 맑은 공기는 비할 수 없는 청량함을 선물한다. 새들의 노래 즐겁고, 그들의 합창에 리듬 맞춘 발걸음도 가볍다. 삶의 기쁨은 대지 전체와 교감하면서 생겨난다는 것을 몸소 느끼며 한껏 기분이 좋아진다.


산이 주는 자연의 정취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하며 산 중턱에 다다를 즈음이다, 순간 세차게 부는 바람에 옷깃을 한껏 여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었다. 문득 발아래 놓인 나무뿌리가 번쩍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그 나무뿌리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향해 길게 뻗어 나와 있고, 반질반질 윤이 나서 반짝거렸다. 수많은 사람과 산짐승들에게 밟혀왔을 텐데, 그 아픔의 세월을 꿋꿋이 이겨내었나 보다. 지난한 과정을 겪으며 나무뿌리는 오히려 더 단단하고 야무진 모습으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게다가 타고난 자기의 역할이었을까? 조심하라고 손짓하며 묵묵히, 기꺼이 오가는 행인의 발판이 되고, 디딤돌이 되어주고 있었다. 아! 내가 이제야 보았구나! ‘끈기와 인내, 생명의 힘’을 가진 너를!.


대자연에서 나무뿌리는 티끌처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하찮게 여겨질 수 있다. 그렇지만 심상으로 들여다보니 그 모습의 내면이 보였다. 작은 뿌리 하나도 ‘제각기 견디며 해야 할 몫’이 있음을 알았다.

하물며, “인간인 너는 어떠한가? 세상의 벽에 부딪혀 신음만 하는 것은 아닌가?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을, 올 곳이 살고 있는가?”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자연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누구인지 깨닫게 됨’을 새삼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산길을 걸으며 조그마한 생각의 발견이 ‘마음의 밭’을 가꾸는 뜻깊은 산행으로 이어졌다.

〈남기고 싶은 말〉

⋅자연은 우리의 가장 큰 스승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자연은 우리의 모든 지혜의 근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자연은 우리에게 무한한 힘을 주는 친구이자 조언자이다. (윌리엄 워즈워스)

⋅자연은 결코 우리에 속하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나 자연에 속해있다. (아인슈타인)

⋅자연은 우리에게 시간의 흐름을 가르쳐준다. (데일 카네기)

해적모자를 쓴 괴짜 눈사람과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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