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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위한 사투, 처절한 저항

영화 '노예 12년'

by 영화파파 은파파

생명을 위한 사투, 처절한 저항,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1840년대 미국의 아픈 역사를 돌아본다. 1853년 출간된 '솔로몬 노섭'의 회고록을 기반으로 한다. 이 영화는 자유인이었던 흑인 '솔로몬 노섭'이 납치되어 노예로 살았던 12년을 담고 있다. 그 12년을 2시간가량 되는 영화에 고스란히 담았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처절한 사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그로 인해 감정적 동요가 발생한다. 인물 '솔로몬 노섭'에 감정적인 이입이 되며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또한, 영화 '노예 12년'은 오롯이 '솔로몬 노섭'의 시점에서 서사가 진행된다는 점이 깊은 몰입도를 자아낸다. 게다가 실화의 힘, 그리고 아픈 역사를 다룬다는 부분에서 서사의 깊이가 더해진다. 특히, 노예 제도를 다루면서 인간의 욕망, 처절함, 의지 등 원초적인 감정을 짚어낸다. 그 시절의 시대상을 그리면서 노예 제도의 비참함과 부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이는 한편으로는 감정적이고.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영화 '노예 12년'은 '솔로몬 노섭' 역할을 맡은 배우 '치웨텔 에지오프'를 중심으로 '마이클 패스벤더', '브래드 피트', '베네딕트 컴버배치', '루피타 뇽' 등의 배우들이 펼치는 진심 어린 연기가 영화의 품격을 높인다. 그리고 그 끝에는 '스티브 맥퀸' 감독의 담담하고 절제된 시선과 정적인 연출이 서사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번 영화 '노예 12년'의 리뷰는 극 중 인물 '솔로몬 노섭'과 이번 영화의 뿌리인 서사, 그리고 배우와 감독으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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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로몬 노섭

역사의 아픔과 실화의 힘, 고스란히 화면에서 전해진다

미국의 아픈 역사 중 한 부분, 노예. 그중 흑인 노예에 대한 아픔이 고스란히 화면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된다. 이는 '솔로몬 노섭' 이라는 실존 인물이 지닌 고통의 삶과 직결된다. 실화의 힘은 강력하다. 글을 통해 작성된 실화의 힘을 어떻게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가에 따라 성패는 달려있다. 영화 '노예 12년'은 큰 각색 없이 실존 인물 '솔로몬 노섭'의 고통과 내면을 비추는데 집중한다. 영화 자체도 다채로운 매력을 지녔다기보다는 한 편의 이야기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교차적이고 화려한 편집 없이 연출된다. 이는 관객이 캐릭터에 몰입하는 원동력이 되고 서사에 집중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저 그의 모습을 드라마틱 하게 펼쳐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 '솔로몬 노섭'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자주성이 강한 인물인 듯싶다. 당당했고, 자유를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노예가 된 이후에도 그의 삶은 주변과 자신의 처지가 바뀌었을 뿐, 그의 마음은 변치 않았다. 물론, '솔로몬 노섭'도 여러 번 고비를 경험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감정적으로 진하게 전해진다. 또한, 그의 회고를 화면에 펼치는 과정에서 필자는 영화를 통해 그의 고통이 피부에 맞닿은듯한 경험을 했다. 그를 향한 핍박, 학대, 차별 등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실화의 근거한 영화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하고, 그 중심에는 '솔로몬 노섭'이란 인간 승리의 실존 인물이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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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사

소설과 같은 서사의 진행

'솔로몬 노섭'의 노예 생활 12년을 영화에 담았다. 그 12년간 '솔로몬 노섭'은 많은 인물을 만나며 갈등과 변화를 경험한다. 기승전결이 명확하게 있으며, 그에 따른 감정적 동요가 발생한다. 실화를 기반으로 했지만, 서사의 진행이 매끄러운 소설 같은 느낌이다. 아마 '스티브 맥퀸' 감독은 이런 드라마틱 함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일까? 아니면 12년의 회고록을 2시간으로 적절히 압축한 결과일까? 영화 내의 여러 지점에서 겪게 되는 갈등, 만남, 내면의 변화 등이 걸림이 없고 매끄럽게 흘러간다. 또한 각 지점마다 관객은 캐릭터에 몰입되어 함께 분노, 외로움, 쓸쓸함, 체념 등의 감정을 함께 공감한다. 그리고 영화 '노예 12년'은 갑자기 노예가 된 '솔로몬 노섭'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그 상실, 회복 등을 다루고 있다. 일상과 자유를 박탈당한 '솔로몬 노섭', 하지만 그가 자유를 되찾기 위해 펼치는 사투를 통해 우리는 한줄기 희망을 보고, 그로 인한 감동을 경험한다. 진한 휴머니즘과 함께 간이 역사적으로 늘 겪었던 차별과 핍박에 대해 굴하지 않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영화 '노예 12년'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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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배우

많은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열연

주연의 '치웨텔 에지오프',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작과 함께 열연한 '브래드 피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루피타 뇽' 까지 모두 진심 어린 열연을 펼친다. 작품의 이야기가 가진 힘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배우 모두가 실화에 대한 존중을 연기로 표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관객은 시각적, 감정적인 호강을 경험한다. 다수의 연기파 배우들이 펼치는 화려하고 묵직한 연기의 합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배우들의 진심이 화면 밖으로 전해지는 느낌까지 받는다. 이 영화가 가진 힘은 사실과 진심이다. 특히, '솔로몬 노섭' 역을 맡은 '치웨텔 에지오프'의 표현력에 감탄했다. 그가 펼쳐 보이는 '솔로몬 노섭'의 내면이 배우 '치웨텔 에지오프'의 얼굴과 표현을 통해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그의 눈빛과 미묘하게 떨리는 표정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는 '그 시절의 악행을 저지른 백인들의 모습이었을까?' 싶을 정도의 압도적인 연기력이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누구 하나 돋보이지 않고 이야기에 적절히 녹아들었다는 점이다. 연기로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서사와 배역에 스며든 영화 '노예 12년'의 배우들이다.

* 평점 : 4.5 (강력 추천)

* 한 줄 평 : 생명을 위한 사투, 그 끝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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