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숨기기 싫었던 나에게
매번 아빠는 12살 때부터 골프 치려면
“포커페이스”를 해야 살 수 있어라고 하셨다.
근데 내 인생이 게임도 아니고 내가 그 페이스로 어떻게 살아가? 어린데 나는 일기장도 내 표현을 숨기려고 어른스러운 척을 했었다.
그렇지만 아빠에게 나는 매번 표정을 숨기다가 들켜서 더 혼났었고 그런 난 방학 때마다 부모님은 맞벌이였고 집이 너무 엄했기에 매번 혼자 집에서 외로운 시간 속에 살았고 그런 날 살려준 게 음악과 책이었다.
책은 알지도 모르지만 내가 읽고 싶은 걸 읽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내 마음을 위로받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어른들로부터
표정이란 걸 알지도 모른 체 숨겨야 했으니까
표현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랐고 그런 난 늘 표현을 반대로 했었다.
그리고 내 직감을
나는 언제부터인가
느껴도 모른 척했고,
보여도 말하지 않았고,
들렸는데도 들리지 않는 척했다.
내 직감은 항상 먼저 울었고,
항상 정확했다.
그 사람이 나를 무시할 거라는 것도,
그 말 뒤에 감춰진 거짓도,
그 웃음이 가식이라는 것도,
나는 다 알았다.
정확히. 처음부터.
그런데 말하지 못했다.
너무 예민하다는 소리가 듣기 싫었고,
“너 왜 혼자 오버하냐”는 말이
상처처럼 박혔으니까.
그래서 숨겼다.
다 느끼면서도, 가만히 있었다.
아무 말도 안 하면서,
속으론 계속 신호가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직감을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했다.
사람들은 틀릴 수 있지만
내 직감은 나를 배신한 적이 없다.
나는 느끼는 사람이다.
나는 감지하는 사람이다.
나는 파동으로 진실을 알아차리는 사람이다.
이제는 말할 거다.
처음부터 느껴졌다고.
이상했었다고.
거짓이었다고.
그게 맞았다고.
내 감각은 작고 조용했지만,
그건 진실을 향해 먼저 울리는 내 안의 경보였다.
숨기지 않을 거다.
다음부터는.
안 그러면 내 마음이 숨을 못 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