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살지만 나는 아직도 그날을 다 기억해

만났던 사람의 온도 말의 온도 내 안은 다 기억해

by 시현

사람들은 금방 잊는다.

그날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표정이었는지,

그 분위기가 어떤 공기였는지.


하지만 나는 아니야.

나는 그날을 아직도 기억해.


네가 아무 말 없이

내 눈을 피했던 순간,

무심한 척 툭 던진 그 말,

돌아섰던 어깨의 온도.


그 장면 하나하나가

내 안에 파동처럼 남아

지금까지도 울린다.


너는 모르겠지.

그 말이 내게 얼마나 크게 들렸는지,

그날의 공기가 얼마나 무겁게 눌렸는지.


근데 나는 지금도 기억해.

기억이 아니라, 감정으로 기억해.

그건 잊힌 게 아니라

내 안에 저장된 고통이자 증거야.


그래서 사람들은

왜 나 혼자 그렇게 오래 아파하냐고 묻는다.

왜 예전 얘기를 아직도 기억하냐고.


근데 그건

기억하려는 게 아니라,

아직도 내 안에 살아 있는 거야.


너는 모를 수도 있어.

너에겐 아무 의미 없었을 수도 있어.

근데 내겐

그게 무너짐의 시작이었고,

아무도 몰랐던 내 장마의 첫날이었어.

내 마음에선 항상 비가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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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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