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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찾아 삼만리

by 밍갱

과거의 기록을 찾아 삼만리.

다음카페 어딘가에 묵혀 있던,

신규 시절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만든 작은 카페를 다시 열어봤다.




푸핫. 민선생과 오학년삼반.

이름부터 단순하고 귀엽다.


지금 보니 카페지기 포함해서 회원이 3명 남았다.

나, 누군가, 또 누군가. ㅋ


내가 썼던 글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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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도 않네.
근데… 좀 오글거린다. 허허.





인생 첫번째 공개수업날이였나보다. 학부모 참관 수업..

어떤 학부모가 찍어서 액자에 넣어주신 그때 사진이 아직도 있는데

사진 속 내 얼굴은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지만,

속은 얼마나 떨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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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

옆반 부장님때문에 울려고 했을까?

우리반 아이들 때문이었을까?

부장님이 우리반 아이들 앞에서 나를 혼내서 그랬나?


우리반에 문을 확 열고 들어오셔서 "선생님!!! 어쩌고 저쩌고 .." 호통치신 기억은 있는데


그분은 그때 대체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까지,

왜 그렇게 신규들을 몰아붙였을까.... 지금 생각해도 난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거기서 발령 동기로 만난 우리 새언니는 아직도 그때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고, 우리는 만나면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신규 선생님들, 얼마나 애기같고 이쁜데.


어쨌든 난 애기 샘이였다.

완전 맘여린 애기 샘..

과거의 나 넘 짠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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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아..너도 날 힘들게 했던거 같은데 ㅎㅎ

그래도 임원이라고 이렇게 글을 썼었구나.

우리반 아이들이 얼마나 떠들었길래..


우와. 이 사진이 남아있다.


청학동으로 현장체험 1박 2일!

유명한 훈장님도 함께. 나의 첫 교감선생님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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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다 세어보니 무려 41명.

미쳤다. 41명이라니!

지금 우리반이 23명인데, 거의 두배였다.

교실 크기는 그대로인데, 어떻게 다 들어갔지?


그런데 사진을 보자마자 기억이 하나 하나 돌아온다.

이것도 세상에!

이 아이들이 다 2006년도 제자들이었구나. 이렇게 보니 이제야 알겠다.


이 중에 한녀석이 작년에 생일이라고, 자기 이제 돈 잘 번다고 고기를 보내줬다. 진짜 기특한 놈..

20년 세월을 지나도 이렇게 기억해주다니.

근데 그땐 너도 친구랑 뺨때리고 싸우고. 날 참 힘들게 했단다. 하핫.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또 그래서 더 뼈져리게 기억에 남는 신규시절이다.

완전 애기 샘, 민선생.

맘 약하고, 눈물 많고, 어설펐던 그때의 나.

으이그 만만이 밍갱아..

그래도 잘 버텼다. 진짜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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