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생님이 돼야지.”
선생님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 중 이렇게 다짐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도 그랬다. 교대를 목표로 공부하던 고등학생 때도, 교대에 다니며 실습을 나갔을 때도
‘난 진~~~ 짜 좋은 선생님이 될 거야.’
막연히, 근거없이, 그렇게 믿었다.
24살,
학교에 첫 발을 딛고 교사로 지내며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점점 알게 됐다. 나는 교사로서 아이들 앞에 서기에 너무나도 ‘만만한’ 사람이었다. 매년 망했다. 교실도, 아이들도 통제하지 못했다.
물론 소소한 보람과 즐거움도 나름 있었다. 그마저도 없었다면 1년 하고 때려치웠을지도 모른다.
...아! 아니다. 나는 내가 안다. 그럴 용기도 없었다. 그냥 꾸역꾸역, 울면서 다녔겠지.
매년 한해살이가 끝나면
"올해도 실패하셨습니다!"
땅! 땅! 땅!
5년,
좌절의 시기를 지나, '육아 휴직'이란 이름으로 교실에서 잠시 도망쳤다.
지금 돌이켜보니 내 무의식이 작동한 거 같다. 내가 도망칠 방법으로 가장 현실적이고 유일한 방법이 육아휴직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결혼도 숙제 해치우듯 빨리 해버렸나?
아이들을 키우며 보낸 4년의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행복했고 위로의 시간이었다. 정서적으로는 내 인생의 황금기였다. 엄마로서의 자존감은 꽤 높았다. 나는 내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기대했다.
‘이제는 교사로서도 단단해졌겠지.’
약간의 희망을 안고 돌아간 학교.
하지만 현실은 다시 리플레이.
여전히 녹록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다고 성향이 바뀌는 건 아니더라.
2006년 신규 교사였던 나와 2016년, 복직한 나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난 정말 선생님이 내 길이 아닌가보다...'
사람일은 모른다.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있다는데, 아마 나에게 첫 번째 기회가 온 게 아닐까.
두둥...
'운명' 같은 멘토가 내게 왔다.
기적같은 멘토와 고마운 동료들이 내곁에 생겼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불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매일매일 버거웠고, 언제까지 교사로 살 수 있을까한탄만 하던 내가...
지금,
기적처럼 변하고 있다.
전반전은 망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교직 인생 2막을 시작한다!
후반전을 준비하는 내 마음은 설렌다.
지금 나는 처음 꿈꾸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
교사로서 하루하루가 만족스럽고 즐겁고 무엇보다... 행복하다.
만만이에서 단단이로 성장하고 있는 나의 기록.
그땐 그게 행복인 줄 몰랐던 아기 키우던 시절의 기쁨.
지나서야 보이는 그 시절의 의미.
이 모든 건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글은 시간 순서대로 차곡차곡 흘러가지 않는다.
지금의 마음에서 출발해, 과거의 교실로 돌아가기도 하고
어느 날의 눈물에서 다시 현재의 단단함을 돌아보기도 할 것이다.
흔들리던 순간들과 단단해지는 지금을 오가며,
'교사로, 엄마로, 그리고 그냥 나'로 성장중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냈고,
그 여정은 현재 진행 중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누군가에게,
이 글이 따뜻한 위로와 작은 용기가 되길 바라며
무지하게 만만했던 나의 교직 전반전,
이제 회고해보고자 한다.
렛츠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