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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편이 있다는 것_

사랑받고 싶은 이 앞에서 어린아이가 되는 일

by 현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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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란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것들을 먹고 재미있는 것을 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함께하는 것

행복을 향유하며 살아가는 데에 있어

어느 한 부분을 차지한다


‘일부러’는 연애나 사랑을 관통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공감하려다 보면

그 사람이 챙기지 못한 것들을 챙겨주고

그 사람의 아픔을 되려 걱정한다


우리들의 사랑이란

사랑받고 싶은 이 앞에서 어린아이가 되는 일이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서로의 내면 속 앉아있는 어린아이를

보듬어주고 손잡아 이끌며

우리들의 시간을 채우며, 그렇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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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뽑기를 취미로 하던 친구들이

이해가 가질 않던 내가

인형 뽑기로 선물 받은 작은 토끼인형을

애지중지 귀여워하며 지갑에 달고 다닌다


사실 돈낭비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건 그 사람과의 추억값이었다

인형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때의 장면이 떠오르고

만지고 있으면 그 사람이 보고 싶다


추억이 응축된 행복이 언제나 함께하는 기분,

그래서 인형 뽑기를 하나보다-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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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반드시 행복하다면 어떨까?


낭만과 추억이 따라다닌다

내가 찾아다니는 게 아니더라도

그 사람과의 기억은 행복하기 때문에

무얼 하든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괴로움에 주저앉고 아픔에 눈이 멀더라도

내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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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연애가 아니더라도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내 편이 있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나의 존재를 증명해내지 않아도

나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나와의 시간을 존중해 주는 사람


혼자 살아가는 삶도 좋지만

우리 모두가 결국 외로워지는 이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나를 돌보는 만큼 타인의 눈을 맞추며

이해하고 결국 함께하는

그런 일련의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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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을 지지 않고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굳이 누군가와 배척하고 증오를 품고 살아가면

언젠가 그 모든 화가 나에게 돌아온다


누군가에게 베풀고 선한 만큼

그 사람에게는 아니더라도

무조건 나에게 선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사랑받고 싶은 만큼 사랑하자

돌아오지 않더라도 후회를 남기지 말자

나에게만은 솔직하고

되도록이면 진심으로 사랑하고 낭비하자

함께하는 시간과 감정은

내가 두배로 행복해질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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