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도 정반대인데..?
얼마 전 남편이랑 사주를 보러 갔다. 사주를 맹신하는 건 아니지만 답답하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남편은 4,5년에 한 번씩 보러 가는 것 같다. 나도 결혼 전 한번 본 적이 있긴 한데 9년 전에 본 거라 남편을 따라나섰다. 이번에 간 곳은 신점을 보는 곳이었다. 떨리는 마음에 남편과 같이 들어갔다.
우리가 앉자마자 둘이 궁합이 안 맞는다고 하셨다. MBTI가 정반대라 그저 성격이 다른 줄 알았는데 궁합이 안 맞다니... 이미 결혼하고 10년 차인 부부가 듣기엔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남편이 왜 안 맞냐고 물어보니 남편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센 사람인데 나는 순하게 순응하는 사람이라 내가 힘들 거라고 했다. 남편이 나를 쥐고 흔드는 통에 내가 매번 참고 있는다고 했다. 순간 '내가 그랬나?',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이 사람이랑 안 맞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당황했다.
남편이 우린 지금 너무 행복하고 너무 잘 맞는 부부인데 어떻게 궁합이 안 맞을 수가 있냐고 되물으니 남편은 쥐고 흔드는 사람이라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하셔서 웃음이 빵 터졌다. 남편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며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모습도 너무 웃겼다.
근데 생각해 보니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했다. 남편은 주장이 강한 사람이라 보통 리드하는 타입이고 나는 남편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하고 따르는 타입이다. 어떻게 보면 이 관계는 한쪽에 너무 불합리하고 힘든 관계로 보인다. 아마도 따라가는 쪽에서 힘든 부분으로 인해 불평, 불만이 나올 것이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내 성향이 싸우는 걸 좋아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고, 내가 조금은 손해 보더라도 큰 싸움을 일으키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남편의 행동들이 나와 부딪히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리드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않고 나의 주장을 펼치고 같이 강요하게 된다면 우리는 분명 맞지 않은 궁합일 것이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운이 7할 재주(노력)가 3할.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가 운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있지 않다는 뜻의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노력의 3할이 있지 않은가! 비록 타고난 궁합은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맞춰 살아간다면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