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

나도 그 아이였다

by 하연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 말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지 아이는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눈치를 챈다.


내가 활짝 웃는 만큼 아이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진다. 내가 힘들어서 말할 힘도 없이 지쳐있을 때 아이는 눈치를 본다. 어릴 땐 몰랐었는데 점점 아이가 크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사랑을 표현하고 온 마음을 다해 아이를 대하면 아이도 밝고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그 모습들을 보니, 나는 어떻게 자랐는지 생각하게 된다. 늦둥이 동생이 태어나기 전인 17년 동안 외동으로 자라면서 엄마는 나를 버릇없는 외동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엄하게 키우셨다. 특히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으셨다. 그렇다고 무서운 엄마는 아니었다. 엄마와 나는 서로에게 그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할 이야기들을 터놓을 수 있는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하는 행동들은 엄마가 나에게 해준 행동들이 많았다. 엄마에게 받은 그 따뜻한 사랑이 내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되는 게 느껴졌다. 엄마의 사랑을 30대 중반이 넘은 지금도 받고 있다. 육아에 지친 딸에게 밥 한 끼라도 제대로 먹으라며 친정집에 갈 때마다 반찬이랑 간식거리를 바리바리 싸주신다. 매번 빈손으로 가는데 집에 갈 땐 양손도 모자라 아빠까지 짐을 들어주실 만큼 항상 챙겨주신다.


내 아이는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의 엄마도 할머니의 딸이라는 걸 알고 있을까. 지금은 알지 못하더라도 아이의 기억 한편에 할머니는 항상 엄마에게 사랑을 듬뿍 주셨다는 걸 간직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면서 나도 엄마의 엄마를 생각하게 된다. 외할머니는 천사 같은 분이셨다. 항상 곱고 너무 인자하셨던 우리 할머니. 할머니는 일찍 돌아가셨다. 그때 엄마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쯤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는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 그 힘듦과 슬픔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그 마음을 내가 아이를 키우고 그때의 엄마의 나이가 된 지금,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엄마도 엄마의 사랑이 필요했을 텐데 더 이상 받지 못할 그 사랑을 더 마음속 깊이 담아 나에게 준 것이 아닐까. 그 사랑 덕분인지 나를 보는 사람들은 항상 나에게 하는 말이 있었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 같다는 말. 어릴 땐 그 말이 그저 내가 밝고 잘 웃는 아이여서 그렇게 보이는 줄 알았다. 엄마의 사랑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 아이도 그 말을 많이 듣는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매년 상담 때 우리 아이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내가 자주 들었던 말을 우리 아이도 듣게 되니 그제야 깨달았다. 우리 아이에게 간 그 사랑이 나의 엄마에게서, 나의 엄마의 엄마에게서 받은 크고 소중한 사랑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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