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묻는 아이에게
세상에는 이상한 거래가 있대
강대국이 약소국을 가져가면
약소국은 굴욕과 설움을 가져간대
부자가 가난한 자의 것을 가져가면
가난한 자는 차별과 멸시를 가져간대
이상하지?
강한 자가 약한 자의 것을 가지면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약한 자는 그 결과로 가진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 눈물로 삼킨대
나라를 훔쳐가면 성공과 승리의 팡파르를 울리고
며칠째 배곪은 어린아이 달래 보겠다고 빵 한 조각 훔친 자는 평생을 죄인으로 쥐 죽은 듯 살게 된대
이상하지?
그런데 더 이상한 건,
딱 봐도 암만봐도 불공정한 세상인데
찬찬히 다시보면 살만한 세상이라는 거야
고아였던 코제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장발장
나라 빼앗긴 내 민족에게 나라 되찾아 주기 위해 희생한 안중근
차별받는 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희생한 만델라
가난한 이웃 대문 앞에 쌀포대 주기 위해
살포시 다녀간 아저씨
철로에 떨어진 이웃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진 청년
이상하지?
불공정한 세상판 위에서
공정한 플레이를 하는 자들이 있어서
공정한 세상이 될 수 있는 거래
공정의 도구는 희생이고
희생의 연료는 사랑이래
사랑은 천지에 있으니 연료는 엄청 많대
집에도 있고 학교에도 있고
길에도 있고 심지어 어둠속에도 있대
그래서일까 난 지금 세상이
아무리 이상하게 느껴져도
곳곳에 있는 페어플레어들이
연료를 충전하고 있다고 믿어
늘 그래왔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