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짬짜면은 욕심인가 균형인가

짬짜면을 선택한 용기 있는 자의 고백

by 여온빛




세상은 자꾸만 선택을 요구한다

선택이 어려워서였을까

내 인생이 힘들어진 건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

예체능이냐 공부냐

이과냐 문과냐

안정이냐 꿈이냐

연애냐 결혼이냐

돈이냐 사랑이냐

저축이냐 투자냐

비냉이냐 물냉이냐


언제나 탁월한 선택을 강요하는 인생길

서로 어울리지 못해 갈등하는 갈림길


한쪽이 샤프한 이성하면 다른 한쪽은 꿈같은 감성이다

한쪽이 안정이면 다른 한쪽은 자유다

왜 인생은 한 번에 둘 다 가질 수 없는 것인가


한 번에 다 가질 수 있다면

인생도 국가도 지구도 평화로울텐데


포기의 무게는 아프고

선택의 대가는 언제나 무겁다

불완전해도 되는데 세상은 한쪽을 택하라고 한다

햄릿도 어쩌지 못했던 선택의 괴로움은

수백 년이 흘렀어도 여전한 인간의 숙제다

숙제를 계속 풀다 보니 인생은 하염없이 흘러간다


오늘도 어제처럼 미완성된 내 인생은 갈림길 위다

그냥 이것저것 얼싸안고 갈 수는 없을까

이 길을 선택하면 이게 두렵고

저 길을 선택하면 저게 두려워

그냥 이것저것 얼싸안고 갈 수는 없을까 묘수를 찾는다


이래서 어제는 달달했고

오늘은 얼얼하게 매운 날이 되나 보다

그래서 누가 뭐라 해도 둘 다 품어주는 한 그릇

누가 뭐라 안 하는 중도와 절충의 선택

짬짜면이 딱이다


삶은 어렵지만

짬짜면은 쉽다

삶은 불완전하지만

짬짜면은 완전하다

우리네 인생도 쉽고 완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짬짜면은 균형이고 피난처다

인생길도 짬짜면이 있다면 좋겠다





keyword
이전 25화누가 다시 순이를 빼앗아 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