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yan Choi
Oct 09. 2024
일을 열심히 하면 안 되는 이유
일은 '열심히'가 아니라 '잘' 해야 하는 것이다.
몇 년 전 일이다. 1년 간 모 기관에 파견을 갔다 돌아와, 그새 바뀐 임원분들께 처음 인사드리며 앞으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다짐을 말씀드렸더니, 그중 어느 한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열심히가 아니라 '잘' 해야 돼." 그 말을 듣고는, 순간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의 당황스러움과는 별개로, 그 말씀은 백번 맞는 말이었다. '열심히'의 의미가 노력의 양과 과정이라면 '잘' 한다는 것은 노력의 질과 결과다. 아마도 그 임원의 말씀은 단순한 의미의 부지런함이 아닌, 일의 효율과 성과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리라.
이제는 더 이상 부지런함만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그간의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효율성을 배우지 못한 부지런함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부지런함을 본인의 부족한 능력을 감추려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종종 보았었다.
부지런함이 일의 기한과 목표로 향하지 않고, 부족한 능력을 감추기 위한 방패로서만 사용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회사와 주변 사람들에게 가게 된다. 열심을 가장한 비효율은 시간과 자원의 낭비는 물론, 주변 동료들의 사기까지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요즘에도 간혹 부지런함만으로 승부하려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은 직장 상사일 수도, 동료일 수도 있다. 그래서 리더라면 그런 사람을 열정적인 사람으로 착각하지 않아야 하고, 팔로워라면 그 속에 숨겨진 무능함과 비효율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가끔은 피치 못할 야근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는 더 이상 야근은 미덕이 아니다. 정해진 근무시간 내에 일을 해내는 것이 미덕이고 능력이다. 야근을 밥 먹듯 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역량 부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꼴인 것이다.
학창 시절에도 분명 열심히는 하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친구들이 주변에 한두 명씩은 있었다. 공부 방법이 잘못된 것이거나 책상에 오래 붙어 있지만 집중하지 못한 경우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자기 자신에게만 영향이 가므로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다르다. 본인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한 헛된 노력이나 쇼잉은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미련한 근면함보다는 효율성과 실질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그래서 시간 관리, 우선순위 설정, 의사소통 스킬이 중요한 것이다.
결국 일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잘' 해내야 하는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일의 기한을 정하고 생산성을 고려하여 업무를 배분하며 최적의 방법으로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연구해 보자. 그리고 나의 '열심'은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좀 더 투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