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정

슬기로운 황소 생활 (10)

by Ryan Choi

황소는 고등 과정이 끝나면 '졸업'입니다.


저희 아이는 현재 학교에서는 초등 4학년을 마쳤고, 황소에서는 중등 2학년 2학기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황소는 초등 과정에서부터 고등 과정까지 커리큘럼이 체계적으로 짜여 있으며, 마지막 고등 과정이 끝나면 '졸업'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초등 과정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초등 4~6학년 과정에 대한 선행 학습과 심화 문제 풀이가 진행됩니다. 중등 과정 또한 중등 1~3학년 과정과 선행 학습, 심화 문제 풀이가 진행되며, 마지막 고등 과정에서는 고1 과정의 '수학의 정석'을 깊이 있게 다룹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제 아이가 과연 고등 과정까지 황소에서 버틸 수 있을지, 제가 그때까지 아이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지금 심정으로는 그냥 현재 하고 있는 중등 과정이라도 무사히 마칠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결국 저희 아이만 살아남았습니다.


아이가 초등 2학년을 마치고 맞이한 겨울 방학의 어느 날, 황소에 함께 입학했던 제 아이의 친구들 중 지금껏 남은 친구는 현재 아무도 없습니다. 이사나 부모의 해외 주재원 파견 등의 불가피한 이유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황소 시스템 부적응으로 황소를 떠났죠.


결국 저희 아이만 살아남았습니다.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저는 황소를 신뢰했습니다. 물론 황소와 함께 했던 시간을 돌아보면, 분명 힘들고 지친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수업과 잦은 시험은 아이와 저에게 작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아이는 단순히 수학 실력만이 아닌, 끈기와 자신감, 그리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까지 배워갔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 모든 시간들이 결국 아이의 성장을 위한 소중한 여정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불편한 것을 해내는 힘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성공의 열쇠는 불편한 것을 잘 해내는 것에 있다." 쉽고 편한 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어렵고 불편한 길은 결코 아무나 해낼 수 없죠. 그리고 저는 그 불편함 속에 진정한 가치가 숨어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그런 '가치 있는 불편함' 중 하나로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이의 행복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당장의 편안함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아이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부모 또한 당연히 삶을 즐기고 싶습니다. 저도 친구들과 놀고 싶고, 골프도 치고, 유튜브 영상도 맘대로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모두에게 쉽고 편한 길입니다. 그리고 제 선택은 시간을 쪼개어 아이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고 싶어요."라는 말이 단순히 부모의 편안함을 위한 변명이 아니길 바랍니다. 당장은 불편하고 어려울지라도, 아이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을 전해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



아직 끝나지 않은 아빠의 여정


그것이 황소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단지 제가 가진 것들 중 가치 있는 것을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었고, 그것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가운데에 바로 황소가 있었습니다.


아이의 수학 공부에 진심인, 한 평범한 아빠의 황소 이야기를 지금껏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도 아이와 함께하는 황소와의 여정에 동행합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아이와 함께 하는 이 길을 다시 한번 힘차게 걸어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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