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티의 답변이라면 인정이다(?)
일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언니가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고양이를 당분간 맡기기 위해 부모님 집에 들렀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평소와 같이 대화하던 중 엄마가 얘기했습니다.
엄마: (진지하게)근데 나 너네한테 할 말 있어. 얼마 전에 카톡에 너(언니)가 엄마아빠 둘 다 집에 있어?라고 했는데 그건 아닌 거 같아.
언니, 나: (황당한 얼굴로)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 전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지금 말하는 거야. 엄마 아빠는 같은 항렬이 아닌데 하대하는 거야 그 말은.
언니, 나: 도대체 어느 부분이..? 그럼 뭐라고 해야 돼?
엄마: 엄마 아빠 두 분 다 집에 계셔? 이렇게 해야지.
아빠: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언니: 하아...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문법적으로 전혀 안 맞잖아. 너무 어색하잖아 문장이.
나: (심각한 목소리로) 엄마 근데 만약 우리가 그렇게 말하길 원하는 거면 존댓말로 하라고 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거 같아. 이 말은 너무 어색해.
평생 반말을 하면서 살았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계셔?'라는 표현 또한 억지로 끼워 넣은 느낌이었습니다. 엄마는 전에도 언니와 제가 해외에 오래 살았으니 한국 사회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다고 조언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이것도 그의 한 예 같은데, 이번일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부모에게 존댓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차라리 그 편이 더 설득력이 높아 보였습니다.
엄마: 이해가 안되면 너네 그 A.I에다 물어봐.
바로 물어봤습니다.
GPT: 반말을 하는 가족 사이에서는 친근한 표현입니다. 하대하는 표현은 아니에요.
위와 같은 답변을 받자 엄마아빠도 납득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질문으로도 여러 번 물어보면서 이와 관련해 1시간 이상 토론이 지속되었습니다. 결론은 앞으로 엄마 아빠를 지칭할 때 '둘 다'라는 말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빠: 내 생각에는 두 분-두 명-둘 다 이 순으로 존칭이 나뉘는 거 같아.
언니, 나: (어이없어하며) 아니 두 분은 그렇다 치고 두 명이랑 둘 다가 다른 건 뭐야?
아빠: 그냥 그런 거 같아~!
나: 하아... 이럴 땐 영어가 참 그립다..
<엄마에게 쓰는 편지>
내가 '사과는 충주가 유명하지.'라는 말을 했다고 '한국인 다 됐네~!' 라며 좋아하는 엄마. 나 원래 한국인인데. 엄마는 나와 언니를 반 외국인으로 보고 있는 거 같아. 뭐, 그럴 수 있지. 언니랑 내가 어디 가서 예의 없게 행동해서 피해보지는 않을까 생각해서 하는 조언이겠지. 나는 호주 가기 전의 나와 현재의 내가 그렇게 크게 변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근데 그건 나의 생각이니까.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두 분 다 집에 계셔?'는 진짜 모르겠어..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