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디지털]#13-나는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거지

끝나지 않는 블루베리 2 봉지 3900원에 대한 의문

by 행부헤일리

널브러져 있던 주말 어느 때, 아빠가 저를 찾습니다. “바쁘냐~?” 때가 왔구나 싶어 거실로 나갑니다. 제가 “아니 딱히. 뭐 궁금한 거 있어? “하고 묻자 아빠는 “응~ 이거 쿠팡 하는 것 좀 해보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거 큰 때가 왔습니다.


나: 전에 들어가 봤다고 했지? 그럼 아이디가 있었는데 기억을 못 한다는 거지?

아빠: 그렇지.

나: 내가 전에 아이디랑 비밀번호 적어놓는 용으로 수첩 하나 사라고 했잖아. 그거 적고 있어?

아빠: 그거를 찾는데 빨리 안 찾아져.

나: 적어 놨었는데 어떻게 빨리 안 찾아지지?

아빠: 하도 많이 저거를 해놔 가지고..

나: 지금 일단 쿠팡 아이디를 내가 찾았으니까 이거를 적어놓고 다음에 정리를 해. 자동로그인 되어있으니까 들어가 봐

아빠: 종류가 뭐가 엄청 많네. 이거는 만원이 넘고.. 이거는 3900원인데? 싸네~!

나: 근데 들어가서 봐야 돼. 배송비가 있을 수 있고 용량도 확인을 해야 돼. 근데 지금 할인하고 있는 거 같은데?


업계에서 11위라는 말이 뭐냐고 묻는 아빠. 아마도 회사 홍보 글을 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전에 구매한 블루베리였지만 그런 홍보성 글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읽는 사람이 있었네요, 우리 아빠.


나: (카드 등록을 도와준 뒤) 이거는 배송비 없이 3900원이네. 지금 시킨 거야 아빠가.

엄마: 근데 어떻게 그렇게 싸?

나: 몰라 나도 모르겠어. 근데 아마도 지금 뭐 행사 중인 거 같아.

아빠: 내가 여러 번 사기 전 문턱까지만 가고 안 사고를 반복했거든. 그러니까 또 안 사겠지? 하고 그런 게 아닌가 싶어.

나: (어이없어하는 말투로) 아빠 그게 무슨 말이야. 얘네가 아빠가 계속 사려다 안 사니까 가격을 할인해 준단 말이야?

아빠: 그렇지. 또 안 살 거라고 생각하고.

나: (컥컥 웃으며) 아빠 진짜 특이하다! 하하하 아빠는 정말 특이한 사람이야!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지?

아빠: 이렇게 싸다는 게 이해가 안 가잖아

나: 얘네가 아빠가 언제 들어올 줄 알고 블루베리를 이 가격에 올려놓냐는 거야 하하

아빠: 아니 블루베리뿐만이 아니고 다른 것들도 그렇다는 거지

나: (웃으며)그럼 얘네가 아빠만 기다리고 있어?

아빠: 거기 블랙리스트에 올려져 있지, 내가~

나: 아빠, 얘네 바빠~ (웃으며) 그럴 시간 없어~

아빠: 기계로 하니까 어디 한쪽에 메모해놨을 거야



<아빠에게 쓰는 편지>

의심이 많은 성격인 건 알고 있었지만 아빠는 정말 어나더레벨이다. 아빠는 내 주변에서 가장 특이한 사람 같아 하하. 블루베리 얘기는 일단 올해까지는 계속되겠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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