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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너도 참 쉽지 않구나

직장 구하기는 너무 어려워

by 연두

14화 3일 같았던 3개월의 직장생활

<전편 참고>


공장 일이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 이후 케이크 공장에서의 퇴사를 선택한 지 어느덧 한 달째.


나는 내가 진정하고 싶었던 카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오늘도 여러 채용 사이트를 뒤지며 카페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원하는 조건의 채용공고가 있으면 스크랩해놓고, 이력서도 고치고, 자소서도 쓰고.


포토샵 연습하는 2시간을 빼고는 하루 종일 핸드폰과 컴퓨터를 번갈아 들여다보며 구직활동을 하는 온종일 시간을 쏟아붓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구직활동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하는데도 내가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스크랩해놓은 곳에 입사지원만 수십 번째.


이력서만 보고 연락이 오지 않거나(서류 전형 불합격),

지원했는데 아예 이력서를 안 보거나, 연락이 왔는데 서로 면접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되는 등이 대다수였다.


"역시, 얼마 안 되는 스펙과 카페와 관련 없는 자격증으론 안 되는 걸까.."


"하아... 오늘도 일자리 구하긴 무리인 건가.....

언제쯤 나도 원하고, 그들도 나를 원하는 일자리가 나타나 줄까....?"


괜히 케이크 공장으로의 퇴사를 선택한 건 아닌지에 대한 의문과 구해지지 않는 일자리에 나는 이 분야에 맞지 않은 인재가 아닐까 하는 속상함과 답답함에

야심한 밤, 홀로 머릿속에서 톡톡 튀어나오는 생각을 마주하며 오늘도 홀로 생각에 잠긴 채 밤을 보낸다.


케이크 공장에서 퇴사하고 나서 내 생활 루틴은 백수 루틴으로 바뀌었다. 일을 하지 않아 할 게 없는 나는

시간이 빈 날이 많아 매우 한가했고, 나는 그런 내가 싫어 원래 듣고 있는 학점은행제 강의를 평소보다 더 열심히 듣고, 곧 다가오는 포토샵 자격증 시험을 위해 열심히 연습하며, 일자리도 간절함을 담아 더 열심히 채용 사이트를 뒤지고 있었다.


입사 지원을 누르기 전, 채용 담당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포부를 쓰라는 말에


"뽑아주신다면 믿어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


라고 짧고 굵은 한 마디를 적어 입사 지원을 넣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력서만 보고 연락 오던 곳이 없어 고민이던 찰나에 드디어 한 카페에서 연락이 왔다.


"연두님 맞으시죠? 채용 사이트에 지원하신 이력서 보고 연락드렸는데요. 이번 주 중으로 면접 가능하실까요?"


드디어 생긴 한 줄기 빛에 나는 몹시 기뻐 날 뛰었다.


이번 주 중으로 면접을 오라는 말에 나는 이번 주에서 약속이 없어 시간이 빈 날 중 가장 빠른 날 오후 중으로 면접을 보러 오겠다는 말을 한 뒤 면접 채용자와의 연락을 마쳤다.


옛 말에 이런 말이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라고.


내가 이직을 n번째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속담 명언이다. 케이크 공장도 얼마 일 안 하고 그만두게 된

그 카페를 지나서 오게 된 직장이었다.


그래서 그 속담이 딱 드러 맞다. 드디어 연락 온 첫 카페에서 본 면접은 그야말로 별로였다. 회사 단지 안에 있는 카페였는데, 매장으로 들어오니 나를 맞이하는 분위기 하며, 나를 쳐다보는 직원들의 겉은 웃고 있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눈빛 하며, 왠지 이곳에서 일하면 안 될 거 같다는 극도의 걱정과 불안함까지.


나의 헛 된 망상일 수도 있지만 면접을 진행해 보니 내가 그곳에서 감당해야 할 부분들도 나와 맞지 않아 첫 면접은 대차게 실패했다.


며칠 안으로 연락을 주겠다고 하더니, 그곳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연락을 주지 않았다.

면접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표정이 드러나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첫 카페에서 면접 연락이 온 이후로 내가 입사 지원을 넣은 곳곳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한 번에 3군데에

면접을 보게 된 나는 주말 이틀에 걸쳐 3군데 모두 면접을 보러 오기로 했다.


연락이 온 세 군데 중 A는 집에서 조금 거리가 있지만 무언가 탄탄해 보이는 곳이었고, 트라이얼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B는 집에서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곳으로, 새로 오픈하는 매장이라 오픈 전까지 그곳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본점에서 교육 훈련을 해서 넘어가야 하는 곳이었고 이곳은 정직원이 아니라 알바였다.


C는 A보다 가깝지만 B보다는 먼 곳으로, 한 건물이 전부 카페인 곳이었다. 대형 카페라 채용 됐을 때 제일 걱정이 되는 곳이었다.


면접 이틀 중에 첫날 오후, B에 면접 보러 갔다.

그곳은 로스팅 카페로, 처음에 카페를 창업하는 사장님들을 위해 커피 세팅을 도와주기도 하는 곳이었다.


면접을 보기 위해 매장에 들어가니, 본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2명과 그 매장의 대표님, 그리고 채용된다면 함께 일하게 될 새로 생긴 매장의 사장님이 밝게 웃으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 2명은 나를 위해 커피를 내려 주었고,

대표님과 사장님은 면접 때문에 긴장한 나를 편하게 대해주셨다. 라떼 아트를 못해서 걱정이라고 말하자,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며 그런 걸로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면접을 마치고 매장에 나와 이곳에서 웃으며 일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남은 커피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갔다.


면접 이튿날, 이 날은 주일이라 교회를 가야 해서 예배 전, 예배 후 시간을 이용해서 면접을 보았다.


먼저 예배 전에 A를 면접 보러 갔다. 매장에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근처에서 벌써부터 갓 구운 빵냄새가 퍼져 나왔다. 그렇다. 이곳은 베이커리 카페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 면접 보러 왔다고 말하고 안내를 받은 뒤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데, 사장님으로 보이는 어떤 한 젊은 남성 분이 나와 밝게 웃으며 나를 맞이했다.


그는 내가 전에 일했던 직장을 언급하며, 이곳은 일하는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답답하지 않았냐며, 내가 면접 보러 온 곳은 널찍하고 시원해 보이지 얂냐고 말했고, 트라이얼 면접을 보게 되면 한 타임에 여러 명이 보게 될 예정인데 직원 따라다니면서 꼼꼼히 배우고 체크해야 한다고 말하며 트라이얼 안내까지 마친 뒤 트라이얼 일정을 잡고 나서 면접을 마쳤다.


A 면접이 끝나고 곧장 교회로 가 예배를 드린 뒤 바로

점심을 허겁지겁 먹은 뒤 바로 C로 면접을 보러 갔다.


C는 사실 입사 지원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넣었던 곳이었는데 바로 연락이 왔던 곳이라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매장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나에게 면접 연락을 주신 사장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에 손님이 많아 조금 북적북적했고 나는 빈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다 잠시 후 사장님이 오셔서 면접이 시작됐다.


카페는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바리스타에 대한 질문, 채용이 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안내사항과. 전 직장을 왜 그만뒀냐는 질문을 거친 뒤 마지막으로 채용된다면 언제부터 출근 가능한 지 물어보셨다.


그 후로 내 나이가 어려서 더 이상 할 질문이 없다고 하시며 다른 곳에서 지원 넣었냐고, 아직 연락 안 왔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그렇다고 말하자, 그 자리에서 사장님이 내가 마음에 든다고 말씀하시며 연락 안 왔으면 출근 가능하다고 말한 날부터 바로 출근하라고 하셨다. 대신 출근을 안 하거나 지각하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그 자리에서 채용이 됐다는 사실에 나는 처음에 당황했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갑작스럽다고 생각했고 보통 면접은 2~3일 뒤에 오지 않나? 생각했는데,


면접이 끝나고 조금 뒤 내가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즉 면접을 합격했다는 사실에 짜릿함이 생기며 이직을 성공했다는 사실에 날아갈 거 같은 기쁨을 만끽했다.


매장에서 나와 바로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이직에 성공했다고 자랑하면서 너무 기쁜 나머지 집까지 그 먼 거리를 총총 걸어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전 날 면접 본 B에 전화가 왔다.

새로 오픈할 매장의 사장님이 전화를 하셨고, 아직 면접을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걸 잊어버려 면접을 봐야 한다면서, 내가 마음에 드는데 그 사람이 면접 볼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겠냐는 전화였다.


하지만 나는 C로 출근하기로 했기에 좋은 곳이란 걸 알지만 알바였고, 나는 정직원을 원했기에 이를 거절했다. 서로 아쉬워하며 다음에 같이 일할 기회를 기약한 뒤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곧바로 A에 연락해서 트라이얼 일정도 취소했다.


비록 입사지원 때부터 고민하며 걱정이 많은 곳이었지만, 대형 카페라서 배울 점이 많을 곳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했을 때보다 더 열심히 잘하자는 마음으로 대형 카페 첫 출근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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