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희씨 이야기 (4)
예희씨는 최초 제보자였던 미영씨에게 SOS를 쳤다. 미영씨는 늘 반대표다, 뭐다 해서 학교에 불려가는 일이 많았다. 이제 막 아이를 학교에 보낸 신참 학부모보다는 학교와 학부모의 관계에 대해서 아는 게 많을 터였다. 그리고 미영씨만큼은 자신의 편이 되어주리라는 심산도 없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무어라 판단하든, 미영씨는 예희씨 앞에서만큼은 예희씨 편을 들어줄 만큼의 유도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건 아동학대인데!”
라온이의 자리에 대해 자초지종 설명을 들은 미영씨는 분개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러면 안 되지. 아직 1학년 밖에 안 된 애가 뭘 얼마나 잘 한다고…. 다른 친구들을 때리고 그러면 모르겠는데, 나도 알지만 라온이가 그런 애가 아니잖아.”
“내 말이. 나도 정말, 그러면 어떻게 감히 선생님께 우리 애 사정 봐 달라 그러겠어. 그런 거면 나도 말을 안 해….”
예희씨는 테이블에 놓인 휴지를 집어들어 촉촉해진 눈가를 찍었다.
“그런 자리에 앉아있는데도, 라온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 좋다고, 재밌다고 그래…. 하지만 눈치 빠른 애들은 다 알 거 아니야. 라온이가 왜 혼자 저기에 앉아있는지. 라온이도 언젠가 눈치채면 상처 많이 받을 거고, 선생님한테 이렇게 밉보이고 계속 혼나면 자존감도 낮아질텐데, 그럴 바에는 정말… 집에 데려와서 홈스쿨링이라도 해야 하나, 어제 남편이랑 그런 얘기를 했어.”
“아유, 홈스쿨링이 무슨 소리야. 라온이가 학교도 못 가야 할 만큼 막돼먹은 애도 아니고…. 그런 소리 하지 마. 우리 애도 라온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미영씨의 위로에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솟구쳤다. 미영씨는 휴지를 건네며 예희씨가 진정하기까지 기다려줬다.
“그러면, 학교를 좀 나오면 어때?”
“학교엘?”
“나는 학교에 자주 가잖아. 그래서 라온이 자리도 보게 됐던 거고. 내 생각에, 만약 우리 시아가 라온이처럼 선생님한테 밉보였다고 해도, 선생님이 나 학교 들락날락하는 거 아는데 차마 시아를 그런 자리에 앉히지는 못할 것 같아. 어쨌든 조금이라도 눈치를 보겠지.”
예희씨 생각에도 그럴 것 같았다. 예희씨도 미처 닦지 못한 눈물 때문에 더더욱 반짝이는 눈을 빛내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럴 것 같아. 나, 이제라도 학교에 참여 좀 해야겠어. 뭐 없어?”
“그러게. 1학년은 뭐 좀 더 하는 거 같던데….”
“이번엔 반 대표 안 했어?”
“첫째만. 그래서 아는 게 4학년밖에 없네.”
실망하려는 찰나, 미영씨가 말했다.
“그 라온이네 반 대표 있잖아. 그 엄마한테 연락해보지 그래? 그 엄마가 1학년 학년대표도 맡고 있어. 다른 학년 지원도 나오면서 학교일에 되게 열심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