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모델은 빼고요.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내가 꿈꾸는 강함은 근육의 단단함이나 체력의 우월함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불굴의 의지와 따뜻한 유연함에서 피어나는 힘이다. 얼마 전 우연히 들은 강연에서 진정으로 멘탈이 강한 사람은 올곧고 단단한 사람이 아니라 '회복 탄력성'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내 귓가에 맴돌았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능력, 좌절 후에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힘—그것이 진정한 강함이라는 말에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의 무게를 견디며 스스로를 지켜낼 뿐 아니라, 누군가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삶은 때로 거친 파도처럼 밀려와 우리를 흔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소나무처럼 굳건히 뿌리내리는 강인함도 필요하지만, 대나무처럼 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탄력을 더 사랑한다.
몇 해 전, 창업 투자에 관한 중요한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준비가 부족하다는 불안감에 밤을 새웠던 날이 떠오른다. 자료는 부족했고, 동료들의 기대는 높았다. 그날 밤 어머니가 어릴 적 들려주시던 대나무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다. "대나무는 폭풍 속에서도 부러지지 않고, 바람이 잦아들면 말없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순간 깨달았다. 상황을 완벽하게 바꿀 수는 없어도, 내 반응만큼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다음 날, 나는 불완전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팀원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작은 용기가 오히려 팀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었고,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강함은 고집스럽게 버티는 데만 있지 않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상황에 따라 자신을 낮출 줄 아는 부드러움이야말로 삶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나는 그런 유연한 강함으로 내 안의 파도를 건너고 싶다.
내가 꿈꾸는 강한 사람은 혼자 빛나는 영웅이 아니다. 오히려 고난 속에서 단련된 마음으로 다른 이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리더십은 앞만 보고 달리는 데 있지 않다. 뒤를 돌아보며, 넘어진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따스함에서 나온다. 나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내 삶의 아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길이 되어주는 사람 말이다.
지금의 나는 어쩌면 작고 부족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흔들리고, 넘어지고, 때로는 방향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그 빈틈과 연약함 속에 무한한 가능성이 숲처럼 숨어 있다. 나는 완성된 무엇이 아니기에, 어떤 모습으로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오늘의 부족함은 내일의 강함을 위한 발판이다. 이 깨달음이 나를 더 깊이 성장하게 하고, 마음속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게 한다.
강한 사람이란 단순히 힘이 세거나 꺾이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자신을 다듬고, 대나무처럼 유연하게 세상을 품는 사람이다. 나 역시 언젠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서, 무엇이든 될 수 있거든요."
완벽하지 않은 내 모습이 때론 부끄럽지만, 바로 그 미완성이라는 여백 덕분에 새로운 가능성이 무한히 열리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싶다. 나의 연약함을 끌어안으며, 그 안에서 끝없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타인과 함께 나아가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