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담곤 에세이
어쩌다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됐다. 글짓기가 취미인 만큼 나에게 알맞은 플랫폼이라 생각했다. 딱 한 가지만 제외하면.
24년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동안 독서와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상식이 많이 부족했다. 지식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다양한 책을 시도했다. 경제, 과학, 역사, 정치, 철학 등등
지식 채우는 거에 재미를 들릴 때쯤부터 취향이 잡혔다. 중고서점이나 영풍문고를 갈 때, 나도 모르게 회피하는 코너가 생겼다. 그건 감성 에세이 코너다.
"괜찮아질 거야."
밑도 끝도 없이 대뜸 괜찮아진다, 행복해진다를 강조하는 책들. 물론 내 책 선반에도 한 권 있다. 아무것도 모를 때 샀던 책이다. 절반만 읽다가 던져버렸다. 이상한 인스타 피드 배경에 글귀를 써 놓고, 내용도 없고, 글자보다 여백이 많은 책들. 처음이야 그런갑다 하고 읽었지만, 갈수록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유행과 함께 공생 관계를 가지고 있더라. 예쁜 쓰레기 글을 그렇게 스토리에 올린다. 나 역시 그랬던 과거를 후회한다.
감성 에세이를 소비하는 소비자를 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책을 공급하는 사람이 사기꾼이다. 사기는 친 사람이 잘못이지, 당한 사람이 잘못이 아니다. 라고 쓰면 또 누군가는 내 글을 싫어할 거다. 하지만 소비자가 기대한 만큼의 깊이가 없는 책이 대부분이다.
내용은 한결같이 괜찮다로 통일하는 게 아직도 마음에 안 든다.
브런치스토리가 풍기는 무드가 그랬다. 내가 질색팔색하는 에세이가 잔뜩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아니더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모여서 만드는 다양한 글들. 개인 의견을 공유함에 있어서 굉장히 생산적인 공간이다. 물론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자세하게 살펴보진 못했다.
그래도 감성 에세이 글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