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이라는 법정, 판사는 누구인가
대 혐오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 전 국민은 물어뜯을 사람 어디 없나 혈안이 되어 찾고 있다. 출처 모를 분노로 가득한 이들은 각종 미디어를 샅샅이 뒤져가면서 표출할 대상을 찾고 있다. 대단한 분노도 아니고, 그저 직장이나 학업으로 받은 스트레스 그뿐이다. 분노가 아니라, 단순한 부러움이라면 오히려 낫다. 하지만 단순 이기심으로 물어뜯는다면, 정신병원에 가야 할 것이다.
감정의 근원이 뭔지 모르겠다만, 그 분노를 연예인한테 던지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흔히 말하는 "나만 아니면 돼!"와 같은 생각이라면, 나는 그런 사람과 상종도 하기 싫다.
연예인 이슈가 터지면 익명성이란 무기를 들고, 일말의 책임감도 없이 돌을 던지는 사람은 종교가 있을까?
일단 대한민국 국민 중,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약 49%나 된다. 모든 종교는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특히 불교는 더더욱 살생을 해선 안 된다.
돌 던지는 사람을 전부 무교로 칭하기엔 너무나 비율이 높다.
이게 익명성이 가진 힘이다. 인터넷에선 누구나 가면을 쓰고 행동할 수 있다. 본인의 자취가 남지 않는다는 것은, 살인자 입장에선 엄청난 장점이다. 제일 큰 문제는 '내가 던진 돌에 누가 맞겠어?'와 같은 생각이다. 실제로 던지는 게 아니니까 맞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상대방을 비난해도, 물리적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덜할 테니까.
이런 이유가 이용자의 야수성을 더욱 커지게 만든다. 제일 무서운 사실은, 본인은 스스로를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난폭한 이용자는 뉴스 기사, 유튜브, SNS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 한 이용자와 입장이 맞기 시작하면 이들은 동조된 활동을 통해 군중심리를 이용한다. 그 심리는 사이버 재판을 열게 한다.
사이버 재판에서 주동자는 판사 또는 검사다. 군중심리를 통해 선동당한 사람은 배심원이다. 의도치 않게 국민 참여 재판이 된 것이다. 뭔가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있었던 것 같다.
사이버 재판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의 공통점은 '아니면 말고'와 같은 이기심이다. 다수의 사람이 한 사람을 괴롭히는 점에서 이건 사이버 불링이라 볼 수 있다. 이들의 재판 대상자가 세상을 떠나야 끝난다. 그리곤 현실에서 아무짓도 안 한척, 사회에 섞여 살아가고 있다.
사적제재는 정의가 아니라, 누군가의 스트레스 해소일뿐이다.